'그것이 알고싶다' 의료윤리 맹점 본격 해부

조형철
발행날짜: 2005-03-28 07:04:41
  • 연명치료 문제 제보 접수...히포크라테스 선서 도마위

|이슈분석|연명치료에 대한 문제점을 부각시킨 보라매 사건부터 치료를 거부한 환자에 대한 의사과실 판결까지, 의료 윤리와 관련된 문제가 사회적으로 집중 조명될 전망이다.

최근 SBS '그것이알고싶다'에 따르면 해당 프로그램 제작팀은 연명치료 문제를 의료윤리와 더불어 집중 분석하기 위해 연명치료와 관련된 구체적인 사례 수집에 나섰다.

이미 SBS보도국은 지난 14일 본지가 단독 보도한 '병원치료 거부 환자 사망, 의사책임 확정' 기사와 관련 취재협조를 요청한 바 있다.

따라서 만취상태에서 농약을 마시고 음독, 치료를 거부한 환자의 '자기결정권'보다 의사의 '생명보호의무'가 우선이라는 재판부의 판결도 이번 방송에서 함께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 이번 보도가 '보라매 병원' 사건과 함께 의사의 선행의무와 환자 및 보호자의 결정권을 어디까지 인정해야 하느냐는 논란으로 전개될 경우 의료계는 의료윤리의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번 문제가 집중 조명될 경우 다음과 같은 입장들이 논란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현재 의협은 이번 사안에 대해 대응여부를 신중하게 고심하고 있다. 판결이 끝난 이후 민감한 사안에 대해 쉽게 입장을 표명하기엔 부담스러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의료계 일각에서는 이미 보라매 사건처럼 의사가 살인죄를 구형받고 치료를 거부한 환자에 대해 결박 등 강제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제대로 치료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과실이 인정된다면 의업 수행에 큰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대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A씨는 "결박을 하는 것이 맞다면 결박 등의 강제수단을 동원했을 경우 일어나는 환자부상 등 위법적인 요소에 대해서는 과연 의사가 얼마나 보호받을 수 있느냐"는 의문을 제기한다.

또한 K병원 의료윤리 연구모임의 한 회원은 "현대에 와서 환자들은 이미 자기 결정권을 충분히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고 의사는 이를 존중해야 하는 시스템에 놓여져 있다"며 "환자의 결정권과 의사의 선행의무 사이에 현실적인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와 관련 의료사고시민연합과 환자 단체 등은 이번 판결에 대해 의사의 생명보호의무가 우선이라며 정당성을 인정하고 있는 분위기다.

비록 자살을 기도했더라도 술에 취한 상태였고 자기결정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가족들이 살려달라며 내원시켰다면 의사는 응당 생명보호 의무를 준수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것이알고싶다'의 집중분석이 의료계의 현실까지 함께 조명될 것인지 아니면 연명치료에 대한 불합리한 선택들만이 부각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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