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원 '비법' 광고 위험수위..."암도 고쳐"

안창욱
발행날짜: 2005-04-27 12:30:13
  • 범대위 불법광고 20여건 고발...출처불명 치료법 무방비

대한개원의협의회 산하 범의료한방대책위원회(위원장 장동익)가 한방의료기관의 불법의료광고를 고발키로 한 가운데 치료 근거가 불명확한 한방요법들이 적지 않게 떠돌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

범의료한방대책위원회 장동익 회장은 27일 “일부 한방 의료기관들이 어떤 병이든지 다 치료할 수 있다는 식의 어처구니없는 광고를 일삼고 있다”면서 “이는 결국 국민들에게 피해가 돌아가는 일이며, 이미 너무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지만 지금부터라도 일소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범대위가 고발예정인 불법의료광고에는 이런 유형이 적지 않게 포함돼 있다.

범대위에 따르면 일부 한의원들은 신문 광고를 통해 ‘수술 없는 자궁근종 치료 인기’라든지 ‘아토피성 피부염 폐열환으로 낳는다’, ‘알레르기 비염 한약침과 레이저부황치료 효과’ 등의 문구를 사용하고 있다.

심지어 ‘말기암환자도 치료 신기원을 이뤘다’ 등 허위광고가 판을 치고 있다는 것이 범대위의 설명이다.

범대위가 확인한 허위광고사례가 아니더라도 현재 인터넷 상에는 출처불명의 한방치료 비법이 난무하고 있는 실정이다.

A한의원은 홈페이지에 “일찍이 비염치료제인 H비염환과 비강세척제인 비염수, 아로마오일을 이용한 아로마로션을 개발해 알레르기성 비염치료제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왔다”면서 “이후 많은 한의원에서 유사한 치료방법을 선전할 정도”라고 표명하고 있다.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이 한의원은 “비만치료제인 D탕을 최초로 개발해 뛰어난 식욕억제와 체중감량 효과를 인정받아 많은 이들을 비만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끔 도움을 드렸다”고 소개했다.

K한의원은 봉침요법이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광고하고 있다.

이 한의원은 홈페이지에서 봉침요법이 요추 디스크와 경추 디스크를 90% 이상 치료할 수 있으며, 퇴행성 관절염에 적용하면 염증을 근원적으로 제거할 뿐만 아니라 관절 재생을 촉진한다고 선전했다. 이 한의원 말대로라면 소아천식이나 아토피 피부염에도 특효가 있다.

심지어 당뇨병도 치료할 수 있다는 한의원 홈페이지도 있다.

S 한의원은 홈페이지내 Q&A에서 ‘당뇨병은 치료가 안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가능합니까’라고 질문을 던진 뒤 “Y당뇨환으로 치료하는 첫째 목표는 양약을 끊고, 혈당을 정상으로 내려오도록 하는 것”이라면서 “그 다음 우리약도 끊게 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분명히 했다.

이어 “우리 약은 2~3일 뒤에는 약효가 충분히 나타나게 되며 3일 뒤에 혈당치를 측정해서 전화를 해야 한다. 혈당을 정상으로 내려오게 하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 우리의 목표는 우리약도 나중에 끊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혈당이 정상으로 내려왔다고 금방 우리약을 끊으면 안된다. 점점 줄여 나가다가 끊어야 나중에 우리약을 먹지 않고 운동만 해도 혈당이 쉽게 조절 된다던가 과식을 할 때에만 먹어도 혈당이 조절된다”는 것이다.

나중에는 양약이나 한약을 먹지 않고도 운동만 해도 당뇨를 조절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콧병환자에게 C한약을 집중 투여한 결과 90% 가량의 치료성적을 거뒀다’는 식으로 자체 개발한(?) 비법을 소개하고 있지만 정작 한약 성분이나 임상 근거에 대해서는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측면에서 환자들이 이런 광고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우려된다.

한의계가 신비주의를 부추기고 있다는 의료계의 지적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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