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병원 이관 판세 역전...예산지원 효과

이창진
발행날짜: 2006-06-01 11:48:20
  • 이기우 의원, 이달초 제정안 발의-서울대병원 강력 ’반대’

소관부처 이관을 놓고 갈등을 빚어온 국립대병원과 복지부의 힘겨루기 양상이 변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더욱이 여당이 새로운 국립대병원 설치법을 통해 복지부 이관을 합법화시킨다는 방침을 정해 서울대병원 등의 거센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열린우리당 이기우 의원(보건복지위 간사)은 31일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국립대병원의 복지부 이관을 위한 새로운 법안이 마무리 단계에 있어 조만간 법안 제정과 발의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실이 준비중인 법안명은 ‘국립대병원설립및지원에관한법률’로 현재 교육부에 규정된 ‘국립대병원설치법’과 다른 법안으로 복지부로 소속 변경과 국립대병원의 공공의료 역할을 명시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주목할 부분은 소관부처 반대를 주장하는 국립대병원, 특히 서울대병원의 반발속에 이 법안이 채택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새로운 법안은 발의된 후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소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될 경우, 상임위원회에 상정돼 법안 채택여부가 가려지게 된다.

지난해 교육위원회 소속 열린우리당이 중심이 돼 서울대병원특별법폐지와 부처이관 문제를 제기했으나 한나라당의 강력한 반대로 성사되지 못한 점을 감안하면 이번 법안 채택도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되고 있는 상태이다.

하지만 여당측은 지난 2월 유시민 복지부장관 인사청문회시 한나라당과 민노동 의원 상당수가 국립대병원의 공공의료 필요성과 역할에 무게감을 두고 부처이관을 요구한 만큼 법안소위원회 통과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게다가 과거와 달라진 국립대병원의 태도는 소관부처 이관에 보이지 않은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관측된다.

복지부 공공의료팀 관계자는 “서울대병원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국립대병원은 부처이관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미 1~2차례 서울대병원외 기조실장회의를 갖는 등 독자적인 의견수렴을 위한 모양새를 갖추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여당, 복지부 이관시 수 천 억원 지원키로

국립대병원의 이같은 태도변화는 아직 명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복지부로 이관될 경우, 대규모의 예산배정 등 정부의 지원책이 뒤따를 것이라는 발빠른 계산이 밑바탕에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지난해 12월 정부가 발표한 ‘공공보건의료 확충 종합대책’에는 국가중앙의료원협의회와 국립대병원, 지방의료원, 보건소 등으로 이어지는 공공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하고 시설장비 현대화와 정보화, 우수인력 확보, 경영혁신 등을 위해 향후 5년간 4조 3000억원을 투입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이기우 의원 비서관은 “국회와 복지부, 교육부, 기획예산처 및 병원실무진이 참여한 비공개회의에서 소관부처 이관에 불만도 제기되고 있으나 국립대병원 상당수는 더 많은 예산을 원하고 있다”고 말하고 “내년부터 소관부처 이관으로 적용될 예산은 최소한 수 천 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며 회의장에서 보여준 국립대병원의 상이한 모습을 전했다.

현재 복지부측은 국립대병원 이사진을 관련부처 차관급으로 격상해 현 서울대병원 수준으로 높이고 병원경영 간섭배제와 교육역할 담보 등의 내부방침을 적극 검토하며 부처이관에 대한 우려감 불식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 서울대병원 고위관계자는 “복지부 이관을 위해 이기우 의원이 준비중인 법안은 의대와 병원의 분리로 인한 교육기능 약화와 경영권 침해 등으로 수긍할 수 없다”며 “타 병원들의 입장은 어떨지 모르나 소관부처 이관을 반대한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열린우리당과 복지부는 이번 법안 제정에 이어 서울대병원특별법폐지도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적극 검토할 것으로 보여 서울대병원의 힘겨운 고행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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