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77% "환자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있다"

발행날짜: 2007-07-04 07:17:36
  • 자가처방 환자 가장 꼴불견..일반인과 극명한 인식차

[창간 4주년 설문조사=의사들이 바라본 환자]
의사와 환자는 ‘라포르’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국민들은 진료실에서 대하는 의사의 이미지를 의사집단에 투영한다.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점점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들은 의사와 의사집단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또 의사와 국민간 소통에 문제는 없는지 설문조사를 통해 알아본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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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국민들은 의료계를 불신하고 있다
(하)선생님 대우 못받아도 진료에 최선
#강남구 A내과의원 김모 원장은 환자와 입씨름을 하느라 기운이 빠졌다. 오전 첫 환자인 박모 씨가 진료를 마치기도 전에 “위염 증세가 있으니 OO약을 처방해 달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김 원장은 일단 몇 가지 검사를 해 볼 것을 권했지만 그는 인터넷에서 이미 자신의 증세에 대해 검색해봤다며 특정약을 처방해 달라고 요구해왔다.

의사들은 단순히 질병을 고치는 사람이 아니라 아픈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존경의 대상으로 인식되면서 늘 ‘선생님’이라고 불렸고, 사회적 권위 또한 하늘을 찔렀다.

그러나 오늘을 살고 있는 의사들은 달라진 현실에 괴리감을 느끼고 있었다.

진료시 환자의 질병에 대해 충분히 설명했나.
메디칼타임즈는 창간 4주년을 맞아 의사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의사가 존경받는 지도층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의사 56%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그렇다’는 응답은 15%에 그쳤다.

의사들은 미래의 사회적 위상에 대해서도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었다.

향후 의사의 사회적 위상이 어떻게 변할 거라고 생각하는지 물었더니 53%가 ‘그럭저럭 명맥만 유지할 것’이라고 답했고, 27%는 ‘전혀 위상을 유지하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국민과 의사가 느끼는 인식차도 심했다.

진료시 질병과 치료방법에 대해 환자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의사 77%는 '그렇다'는 반응을 보였다.

수입, 건보 수가, 의료법 개정안 반발에 대한 의사들의 인식조사.
이어 환자를 진료하는 데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느냐는 질문에서도 응답자의 64%는 ‘그렇다’고 대답했고, 그중 12%는 ‘매우 그렇다’고 말해 진료에 대한 자부심이 높았다.

이는 국민 대상 설문조사(3일자 기사) 결과와 상반되는 것이다.

건강보험 수가는 적정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89%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으며 ‘그렇다'는 답변은 7%에 불과했다.

반면 국민들은 건강보험 수가가 원가 이하라는 의료계의 주장에 동의하느냐고 물었더니 58%가 ‘그렇지 않다’고 응답해 상반된 견해를 보였다.

또한 의료법 개정안을 놓고 의료계가 강력 반발한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의사 67%가 ‘이유 있고 타당한 행동’이라고 응답했으며, 32%는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는 견해를 취했다. 사회적 책임을 방기한 집단이기주의적 행동이라고 바라보는 의사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이와 함께 의료기관들이 부당청구를 일삼는 등 부정행위가 만연해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그렇지 않다’가 70%로 압도적으로 많아 이 역시 국민들과 극명한 차이를 드러냈다.

의사가 생각하는 꼴불견 환자.
실제 연봉에 대해서는 ‘5천만~1억원’이 51%로 가장 많았고 이어 ‘1천만~5천만원 정도’가 26%, ‘1억~2억원 정고’가 19%, ‘2억원~3억원 정도’가 2%, ‘3억원~5억원 정도’가 1%, ‘5억원 이상’이 1%라고 답해 국민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평소 어떤 환자가 꼴불견이라고 느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 중 49%가 “OO약 주세요”라며 스스로 처방까지 내리는 환자를 꼽았다. 이어 의사 응답자 중 20%는 인터넷 의료정보를 습득하고 와서 아는 척 하는 환자라고 답했다.

다음으로는 '반발하는 환자'가 14%, '주변 병·의원과 비교하는 환자'가 9%, '진료비를 깎아달라고 조르는 환자'가 7%를 차지했다.

이에 대해 서울대병원 신민섭(신경정신과)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건보수가는 낮고 환자는 많아 현실적으로 3분진료를 할 수밖에 없어 불신이 있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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