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전문의 김진(닥터헬프 대표이사)
병원들이 아프다. 동네의원의 경영난은 부동산 시장에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견디다 못한 병원은 양수 양도 매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런 현상은 탄탄한 개원지로 생각되던 강남에서 더 심하다.
어수선한 분위기에 밀려 많은 의사들이 ‘팔자에 없던’ 경영과 마케팅을 생각하기 시작한지도 꽤 되었지만,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경영난에 대한 전망은 밝지 않다. 의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20%가 ‘향후 5년간 예상소득이 줄어들 것’이라고 답했다. 나머지 응답자들 역시 대부분 ‘현상유지를 하거나 소득이 다소 증가할 것’이라고 했다.
경영난의 요인은 여러 가지다. 많은 의사들이 ‘주먹구구식 의료정책’을 가장 큰 요인으로 꼽는다. 그러나 의원을 경영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정책을 탓하는 것은 사치일 뿐이다. 물론 바른 정책을 세우는 데에 힘을 보태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당장 급한 것은 ‘내 의원’이 시장의 경쟁 속에서 살아남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기업의 경영자들이 ‘불황’ 자체를 어떻게 보는지 참고해 볼만 하다. 불황의 속을 들여다 볼 수 있다면, 누구를 탓하지 않고 조바심 내지 않고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불황의 원인은 호황이다’라는 말이 있다. 경기는 어차피 사이클을 그리게 되어 있음을 역설적으로 지적하는 말이다. 불황이 필연이라면 이에 잘 대처하고 극복하는 능력을 갖추어야 하는 것은 병의원 경영자의 숙명이다.
그렇다면 불황을 딛고 다음 호황기를 기회로 삼아 우뚝 서는 자들은 무엇이 다른 걸까? 전문가들은 그 차이를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투자에서 찾는다.
병의원의 경우 경영에 직결되는 커뮤니케이션은 크게 세 가지다. 물론 환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이 가장 중요하다. 병원의 입장에서는 기존 고객인 환자와의 관계가 탄탄하면 두고두고 재산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재정에 관한 커뮤니케이션과 내부 직원 간의 커뮤니케이션도 못지 않게 중요하다.
환자와의 커뮤니케이션
불황기가 되면 기업들은 신제품 출시를 늦춘다. 신제품이 시장에 들어서려면 많은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출시 시기만 늦춘다고 무조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기존의 제품과 서비스가 좋은 평을 받아야 다음 제품에도 설 땅이 생긴다.
병원도 마찬가지이다. 당장 새로운 시도를 하지는 않더라도 꾸준히 기존의 환자들과 ‘대화’를 통해 신뢰를 쌓아두어야 한다. 후에 어떤 의료 서비스를 시도하더라도 그 시작은 기존의 고객을 기반으로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든 커뮤니케이션의 초점은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데에 두어야 한다.
목표는 ‘현재의 고객 모두를 단골로 만드는 것’이 되어야 한다. ‘이웃주민의 주치의’라는 목표는 소박하지만 뚜렷한 것이다. 이제 역할을 다 하기 위해 환자와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해야 할지를 직원들과 함께 고민할 차례이다.
재정에 관한 커뮤니케이션
병의원의 재정을 쥐고 있는 주체들과의 긴밀한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 공통된 상황 인식과 행동 기준은 돈과 에너지를 크게 아껴준다.
우선은 지출을 줄이는 것이 최선의 방어책이다. 조직인사관리, 매입관리, 점포관리 등 낭비지출은 없는지 재점검한다. 차입금을 통한 경영은 피하는 것이 낫다. 자기자본 수준을 냉정히 따져보고 거기에 맞게 실속경영 계획을 세우는 것이 현명하다. 그렇다고 눈과 귀를 닫아서는 안 된다. 기회는 언제나 있기 때문이다. 컨설팅 전문업체 등 전문가들을 통해 고급정보를 수시로 습득한다. 정보가 힘을 발휘하는 것은 불황기 역시 마찬가지다.
살림으로 돌아가, 병원에서 소모되는 의약품 등의 구매 시기도 점검한다. 의약분업 후의 불필요한 재고누적을 피하고, 수입품은 환율변동을 고려해 구입한다.
불황기에는 권리금 시세가 낮아진다. 따라서 점포를 구하는 경우에는 서두르지 말고 환금성을 우선시 하여 결정한다. 병원 경영 이외의 재정 계획도 함께 세우는 것이 유리하다. 부동산, 금융, 증권 등 분산 재테크를 실시하면 위험이 분산되고 유연한 대처가 가능해진다.
직원과의 커뮤니케이션
심한 불황이 찾아오면 경영자는 구조 조정을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군살빼기 경영이 늘 효과적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조직 자체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불황으로 움츠러들다 보면 의료진의 서비스나 주변 기관의 관계에도 문제가 생긴다. 불황기의 많은 문제는 이처럼 직원과 협력업체 등 내부에서 생긴다. 간혹 본격적으로 위기를 맞기도 전에 스스로 좌초하는 기업들을 보게 된다. 이들은 대부분 내부 커뮤니케이션의 문제를 가지고 있다.
직원들은 강력한 리더를 원한다. 불황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러나 위기를 넘는 데에 필요한 것이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십만은 아니다. 진정한 힘은 직원들 모두가 상황을 공유하고 같은 비전을 갖는 것에서 온다. 아무리 경영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일하고 있는 직원이라고 해도 현재의 시장과 병의원의 상황을 알고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를 정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경영자는 모든 위기를 혼자만의 것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리더십은 의료계를 분석하여 얻은 거창한 전략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병원 식구 모두가 같은 목표를 보고 서로 신뢰를 확인하는 것 자체가 큰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어수선한 분위기에 밀려 많은 의사들이 ‘팔자에 없던’ 경영과 마케팅을 생각하기 시작한지도 꽤 되었지만,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경영난에 대한 전망은 밝지 않다. 의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20%가 ‘향후 5년간 예상소득이 줄어들 것’이라고 답했다. 나머지 응답자들 역시 대부분 ‘현상유지를 하거나 소득이 다소 증가할 것’이라고 했다.
경영난의 요인은 여러 가지다. 많은 의사들이 ‘주먹구구식 의료정책’을 가장 큰 요인으로 꼽는다. 그러나 의원을 경영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정책을 탓하는 것은 사치일 뿐이다. 물론 바른 정책을 세우는 데에 힘을 보태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당장 급한 것은 ‘내 의원’이 시장의 경쟁 속에서 살아남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기업의 경영자들이 ‘불황’ 자체를 어떻게 보는지 참고해 볼만 하다. 불황의 속을 들여다 볼 수 있다면, 누구를 탓하지 않고 조바심 내지 않고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불황의 원인은 호황이다’라는 말이 있다. 경기는 어차피 사이클을 그리게 되어 있음을 역설적으로 지적하는 말이다. 불황이 필연이라면 이에 잘 대처하고 극복하는 능력을 갖추어야 하는 것은 병의원 경영자의 숙명이다.
그렇다면 불황을 딛고 다음 호황기를 기회로 삼아 우뚝 서는 자들은 무엇이 다른 걸까? 전문가들은 그 차이를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투자에서 찾는다.
병의원의 경우 경영에 직결되는 커뮤니케이션은 크게 세 가지다. 물론 환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이 가장 중요하다. 병원의 입장에서는 기존 고객인 환자와의 관계가 탄탄하면 두고두고 재산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재정에 관한 커뮤니케이션과 내부 직원 간의 커뮤니케이션도 못지 않게 중요하다.
환자와의 커뮤니케이션
불황기가 되면 기업들은 신제품 출시를 늦춘다. 신제품이 시장에 들어서려면 많은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출시 시기만 늦춘다고 무조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기존의 제품과 서비스가 좋은 평을 받아야 다음 제품에도 설 땅이 생긴다.
병원도 마찬가지이다. 당장 새로운 시도를 하지는 않더라도 꾸준히 기존의 환자들과 ‘대화’를 통해 신뢰를 쌓아두어야 한다. 후에 어떤 의료 서비스를 시도하더라도 그 시작은 기존의 고객을 기반으로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든 커뮤니케이션의 초점은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데에 두어야 한다.
목표는 ‘현재의 고객 모두를 단골로 만드는 것’이 되어야 한다. ‘이웃주민의 주치의’라는 목표는 소박하지만 뚜렷한 것이다. 이제 역할을 다 하기 위해 환자와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해야 할지를 직원들과 함께 고민할 차례이다.
재정에 관한 커뮤니케이션
병의원의 재정을 쥐고 있는 주체들과의 긴밀한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 공통된 상황 인식과 행동 기준은 돈과 에너지를 크게 아껴준다.
우선은 지출을 줄이는 것이 최선의 방어책이다. 조직인사관리, 매입관리, 점포관리 등 낭비지출은 없는지 재점검한다. 차입금을 통한 경영은 피하는 것이 낫다. 자기자본 수준을 냉정히 따져보고 거기에 맞게 실속경영 계획을 세우는 것이 현명하다. 그렇다고 눈과 귀를 닫아서는 안 된다. 기회는 언제나 있기 때문이다. 컨설팅 전문업체 등 전문가들을 통해 고급정보를 수시로 습득한다. 정보가 힘을 발휘하는 것은 불황기 역시 마찬가지다.
살림으로 돌아가, 병원에서 소모되는 의약품 등의 구매 시기도 점검한다. 의약분업 후의 불필요한 재고누적을 피하고, 수입품은 환율변동을 고려해 구입한다.
불황기에는 권리금 시세가 낮아진다. 따라서 점포를 구하는 경우에는 서두르지 말고 환금성을 우선시 하여 결정한다. 병원 경영 이외의 재정 계획도 함께 세우는 것이 유리하다. 부동산, 금융, 증권 등 분산 재테크를 실시하면 위험이 분산되고 유연한 대처가 가능해진다.
직원과의 커뮤니케이션
심한 불황이 찾아오면 경영자는 구조 조정을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군살빼기 경영이 늘 효과적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조직 자체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불황으로 움츠러들다 보면 의료진의 서비스나 주변 기관의 관계에도 문제가 생긴다. 불황기의 많은 문제는 이처럼 직원과 협력업체 등 내부에서 생긴다. 간혹 본격적으로 위기를 맞기도 전에 스스로 좌초하는 기업들을 보게 된다. 이들은 대부분 내부 커뮤니케이션의 문제를 가지고 있다.
직원들은 강력한 리더를 원한다. 불황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러나 위기를 넘는 데에 필요한 것이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십만은 아니다. 진정한 힘은 직원들 모두가 상황을 공유하고 같은 비전을 갖는 것에서 온다. 아무리 경영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일하고 있는 직원이라고 해도 현재의 시장과 병의원의 상황을 알고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를 정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경영자는 모든 위기를 혼자만의 것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리더십은 의료계를 분석하여 얻은 거창한 전략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병원 식구 모두가 같은 목표를 보고 서로 신뢰를 확인하는 것 자체가 큰 원동력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