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합의서 타결'이 남긴 숙제

구영진
발행날짜: 2005-04-18 05:53:55
8개월여가 넘는 긴 협상끝에 병협과 대전협이 드디어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을 위한 소합의서 체결에 동의, 양 대표의 사인과정만을 남겨두고 있다.

연속당직과 휴가규정에 관한 기준 등 3개 조항으로 이루어진 소합의서 체결을 둘러싸고 병협과 대전협은 수차례의 줄다리기와 성명서 발표 등을 되풀이 했다.

심지어 '연속당직 금지와 연 7일이상 10일의 휴가 보장' 결정 이후에도 제2조의 단서조항인 '단, 향후 3년 이내에 연 14일의 휴가를 보장하도록 협조한다'는 내용에서 '3년 이내에' 부분이 문제가 되면서 협상이 사실상 무산됐다는 해석까지 등장하기도 했다.

지난 13일 병협 표준화수련위원들과 대전협이 합의한 내용에 들어있던 '3년이내에'라는 문구가 14일 병협 정기이사회에 제출된 합의서 내용에서 사라지면서 '합의 내용과 다르다'라는 의혹과 함께 사실상의 결렬 위기가 생겨났지만, 결국 병협측이 3년이내에 모든 수련병원이 연 14일 휴가를 보장하도록 협조하기로 동의, 대전협이 이를 수용했다.

하지만 소합의서 타결을 놓고 병협과 대전협의 입장은 사뭇 다르다.

병협 측은 "이번 협상 타결로 대전협의 노조설립 움직임을 잠재울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하고 있다.

대전협 측은 "소합의서 타결은 일종의 시작이자 출발점으로 병협과 전공의 처우 등의 업무나 각종 사안에 관해 지속적 협상을 진행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것"일 뿐 "전공의 노조설립문제는 처우개선문제와 별개로 언제든 설립이 가능하다"는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전공의 노조설립 문제의 경우, 병협입장에서는 소합의서 체결이 '노조출범'이라는 급한 불을 끈 것 이지만, 대전협 측은 '실익을 위해 잠시 미뤄둔 일'일 뿐인 것이다.

앞으로 30여개 조항으로 이뤄진 대합의서 체결에 대한 숙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노조설립'이라는 불씨는 병협과 대전협 간에 언제 타오를 지 모르는 화인으로 남아있는 상태다.

오피니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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