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있는 신상진의 승리

조형철
발행날짜: 2005-05-02 06:13:02
신상진 후보가 4.30 성남 중원구 보궐선거에서 압승함에 따라 사상 최초로 의협회장 출신 국회의원이 탄생했다.

혹자는 한나라당의 공천을 받고 출마한 신상진 당선자가 당의 잇점을 톡톡히 보았다고들 말한다.

전통적으로 호남권 표심이 강세였던 성남 중원구에서 10여년만에 한나라당이 올린 쾌거는 열린우리, 민노, 민주당의 표가 분산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각 당별 득표율은 한나라당이 34.7%, 민노당이 27.4%, 열린우리당 21.6%, 민주당 11.6% 순이었다. 이는 집권당인 열린우리당이 호남권 민심을 대변하지 못한다는 바닥여론이 강세였던 상황에서 대안을 찾던 표심이 나눠졌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대안을 찾던 표심이 왜 민노, 민주당 뿐이었을까? 단순히 표 분산으로 인한 승리로 일축하는 것은 왜곡일 수 있다.

성남발전에 이바지해 온 지역 활동가로서 신상진 당선자의 인물배경은 제1 야당으로서 한나라당에 대한 유권자의 기대를 연계시킬 수 있는 고리였다.

한나라당은 부동층을, 열린우리, 민노, 민주는 유동층 유권자를 공략하고 있어 한나라당의 우세를 점쳤다고 해도 부동층을 확고히 할 수 없었다면 승리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신상진 당선자는 지난 총선에서 실패한 경험을 살려 직접 유권자들을 만나고 골목어귀마다 방문하며 지지세력의 결집을 유도했다.

더불어 지역현안을 꽤뚫어 보고 서울공항 이전 문제에 대해 "이전보다 경제적 이익 창출"이라는 슬로건으로 경쟁 후보들과는 다른 의견을 내놓아 주목을 받았다.

또 '시민의 발'인 택시기사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LPG특소세'를 폐지하겠다고 공약, 택시기사들 사이에서 신상진 당선자에 대한 지지도가 높았다.

한 택시기사는 "우리 기사들은 하루에도 몇십명의 손님을 맞고 대부분의 손님들이 선거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표심의 향방을 잘 파악하고 있다"며 "기존 호남권 정당들이 뽑아줘도 여지껏 이 모양이라는 불만에 실익면에서 신상진이 낫다는 목소리가 많았다"고 귀띔했다.

이와 함께 성남의 고질적인 의료문제에 대해서도 "의협회장 출신인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라며 지지를 호소했고 '서울대병원이 운영하는 시립병원 형태'라는 구체적인 방법까지 제시했다.

이는 분명 타 후보들과를 차별화된 공약이었으며 구체적이고도 자신감에 넘쳐 보였다.

신상진 당선자에게 유일한 '아킬레스건'이 있었다면 그것은 바로 지난 2000년 대한의사협회장으로 의료파업을 주도, 현재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대법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는 점이다.

민노당은 대법원 판결시 유죄가 확정될 것으로 보고 이미 내년 재보선을 내다보고 있는 상황이다.

선거기간 중 토론회 등에서 대법원 형 확정시 성남 중원구는 또다시 선거를 치뤄야 하고 이는 국력낭비라는 논리로 경쟁 후보들의 대공세가 쏟아졌었다.

하지만 이 점에 대해서도 신 당선자는 그당시 상황들을 설명하며 당위성을 주장했고, 떳떳하면서도 의연한 모습을 잃지 않았다.

결국 유권자들은 신상진 당선자를 택했고 이는 의약분업 파업에 대한 책임소재보다 지역현안의 전문가에게 새로운 기대를 걸었다는 것으로 평가된다.

의료계에서는 의약분업 당시 파업에 대한 당위성을 국민들에게 재평가 받는 계기가 될 수 있겠으나 이는 성남에 국한된 결과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신상진 당선자의 활발한 의정활동을 기대하며....

오피니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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