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파문이 초래한 불균형

조형철
발행날짜: 2005-05-16 06:23:19
최근 신생아 학대사진이 인터넷에 유포돼 의사를 비롯한 5명이 넘는 의료기관 종사자가 형사입건 되는 등 큰 파문이 일었다.

국민들은 이번 신생아 파문에 대해 의료인의 도덕성을 질타하며 재발방지를 촉구하고 나섰고 언론들도 연일 신생아 파문으로 불거진 기사들을 생산해 냈다.

이는 결국 학대사진을 촬영한 피의자의 신상노출을 불러왔고 사진까지 인터넷에 공개돼 "단순히 홈피를 꾸미기 위해 사진을 찍은" 철없는 20대 간호조무사의 마녀사냥이 단행됐다.

현재 네티즌들이 인터넷상에서 처벌수위를 놓고 논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신상까지 공개되면서 질타를 당하는 고통은 사형수보다도 더 심할 정도"라며 자제를 호소하고 있을 정도다.

그러나 이 문제는 개인을 떠나 로컬의원의 절대적 인력수요인 간호조무사라는 직업군에 대해서도 큰 타격을 안겨다 줬다.

특히 간호사법이 발의돼 간호조무사의 입지가 더욱 좁아지고 있는 가운데 불거진 일이라 항간에는 이번 사건이 간호사법 통과를 위한 간호사들의 여론화 작업이라는 황당무개한 주장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주장이 제기될 정도로 간호사법 제정을 놓고 이미 간호사와 간호조무사간 알력 불균형은 심화되고 있다.

최근 복지부는 신생아 파문에 대한 후속조치로 아동학대에 대한 신고의무자의 범위를 당초 의료인에서 의료기관 종사자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는 복지부가 간호조무사를 의료인의 영역에 포함시키기 보다는 의료기관 종사자로 정의하고 그 전문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쯤되면 이번 파문으로 간호조무사의 위상이 어느정도까지 실추되었는지 추론해 볼 수 있다.

더불어 대한간호협회는 지난 12일 '신바람 힘바람'을 주제로 서울 올림픽공원 평화의 광장에서 간호사법 제정을 염원하며 대단위 집회 활동을 벌인 반면 간호조무사협회는 다음날인 13일로 예정된 '간호사법 반대 궐기대회'를 신생아 파문으로 인한 여론의 부담때문에 취소하고 말았다.

간협은 이날 행사에서 김근태 복지부 장관을 초청해 간호사들의 영향력을 여과없이 보여줬고 이번 신생아 파문으로 전문 간호사제의 필요성이 더 확실해 졌다며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에 대해 간호조무사협회는 이번 신생아 파문이 대학병원 간호사들도 혐의를 받고 있는데 조무사에게만 여론의 화살이 돌려지는 것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간호사법안의 성패는 이 불균형의 구도가 어떻게 변화되느냐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또 법안을 반대하고 있는 의협과 의료기사연합의 변수는 어떻게 작용할지도 관심거리다.

오피니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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