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계 상생 갈 길 멀다

고신정
발행날짜: 2007-02-22 06:41:39
국회 안명옥 의원실이 주최하고, 의약6단체가 주관이 되어 진행해 온 '보건의료 상생과 발전을 위한 대토론회'가 벌써 3회째를 맞았다.

지난해 6월 첫 토론회가 열렸으니, 반년이 넘도록 꾸준히 보건건의료계 단체들이 한 자리에 모여 '보건의료계의 상생'을 이야기해 온 셈.

그간 다루어 온 주제도 △국민건강권 확립을 위한 보건의료인의 책임과 권리 △저출산·고령화 극복을 위한 보건의료정책 방향 및 보건의료인의 역할 △노무현 정부 보건의료정책 평가 및 향후 발전방향 등으로 제법 굵직굵직하다.

그러나 일련의 토론 내용들을 보면 '상생' '발전'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

각 단체를 대표해 참석한 토론자들은 직역의 이익과 관련된 정책건의에 열을 올리며 배정된 시간의 대부분을 할애했고, 일부 단체에서는 자신들이 내세운 토론자의 발언에 박수치고 환호하는 돌출행동을 선보이기도 했다.

타 단체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적극적으로 대화를 시도하는 모습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저 자기차례가 돌아오면 발표하고 마는 식의 '일방통행'식 논의구조가 3차례 토론회 내내 반복되었을 뿐이다.

정작 상생을 위한 깊이 있는 고민은 내내 뒷전에 밀려나 있었다. '상생'과 '국민건강 증진' '발전'이라는 단어는 수차례 인용됐지만, 구체적으로 각 직역이 해나가야 할 과제, 대안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명쾌한 대답을 내놓지 못했다.

토론장에 앉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내내 사분오열된 현 의료계의 축소판을 보는 듯한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다.

과연 그들이 토론회 내내 양념처럼 언급했던 '상생'이란 무엇이었을까? '의사를 위한' 혹은 '약사를 위한', '간호사를 위한' 각종 현안들이 진정으로 국민건강을 위한, 보건의료계 발전을 위한 최선의 방법인가.

각 직역의 이해관계를 벗어나 이 땅의 보건의료 '전문가'로서 진정으로 고민하고 제목소리를 내는 것만이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보건의료계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길이다.

차후 토론에서는 보다 성숙하고, 열린 논의가 진행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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