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와 선한 사마리아인

주경준
발행날짜: 2007-03-05 06:52:27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의 후대 인물로 서양 역사에 있어 가장 큰 역할을 한 의사출신은 '누가'가 아닐까 생각된다.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베스트셀러 성경의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의 저자이며 한국에 첫 선을 보인 한글 번역 복음서도 누가복음으로 전해진다.

유대인이 아닌 이방인인 누가는 바울의 사역을 함께 하며 순교시까지도 그의 곁을 떠나지 않은 신실한 동반자로 성경에서도 '희생'에 있어 대표적인 인물중의 하나다. 의사인 누가가 바울의 곁에서 그를 돌보았기에 그의 선교가 더 빛을 발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히포크라테스와 누가를 관통하는 하나의 맥은 '휴머니즘'이라는 생각이다. 인간 그리스도를 조명한 누가복음은 성경 중에서도 특히 이러한 특징을 강하게 나타낸다.

누가복음에 가장 잘 알려진 내용중의 하나는 선한 사마리아인에 관한 부분이다. 성경에서도 유일하게 등장하는 내용이고 한국에는 응급의료체계 개선을 위해 종교인이 중심이돼 '선한 사마리아인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복음서의 내용을 소개할 필요도 없이 필요할 때 서로 도우며 살아가는 '사랑'의 실천의 대표적인 비유가 선한 사마리아에 대한 내용이다.

의료계는 의료법 투쟁의 방법으로 '휴진을 동원한'이라는 극단적인 표현을 사용하며 강력한 투쟁을 시사했다. 이미 구조상 의료법 저지 비대위원장이 의협회장이 되면서 오래전에 협상은 종료됐다.

단 몇개월만에 뚝딱 만들어놓은 의료법 졸속 개정이라는 비판 만큼 의료계의 투쟁 흐름도 속도나 수위면에서 초강수를 두고 있는 셈이다. 감정싸움으로 치닫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앞선다.

국민의 위한다는 표현은 진부하다. 의료법 독소조항에 대한 협의가 진행되든 전면 재검토되든 결국 협상결렬로 이뤄지든 정부와 의료계가 먼저 만나는 자리가 마련돼야 한다.

극단적인 행동이 또 국민에서 피해로 전가되는 것이 유일할 해법을 찾는길은 아니다. 휴머니즘이 삶의 기저에 스며든 의사들의 전통에서는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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