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요양보험 문제 없나

메디게이트뉴스
발행날짜: 2008-07-24 07:36:13
이달부터 노인장기요양보험이 시행된 가운데 일부 요양시설들이 치매환자 등 의료서비스가 필요한 노인들을 입소시키지 않는 문제가 발생하자 보건복지가족부가 엄정대응하겠다고 천명했다. 요양시설이 정당한 사유 없이 입소를 거부할 경우 행정지도와 행정처분을 내리고, 형사고발하겠다는 것이다.

요양시설이 요양 1, 2등급 판정자를 입소시키지 않는 것은 명백한 법 위반이다. 그러나 과연 이들이 요양시설에 입소하는 게 적합한지는 별개의 문제다. 최근 메디칼타임즈 기자가 요양시설을 방문해 취재한 결과 뇌졸중과 중풍, 심한 욕창이 생긴 환자를 놓고 환자 보호자와 요양시설이 실랑이를 벌이는 현장이 목격됐다.

시설측은 환자가 의료적 서비스가 필요하기 때문에 요양병원에 입원하는 게 타당하다고 입소를 거부했다. 그러나 환자 보호자는 요양병원에 가고 싶어도 진료비가 부담된다며 요양시설에 입소시키겠다며 완강하게 버텼다. 과연 요양시설이 이런 환자를 입소시키지 않는 것이 부당행위이며, 법에 따라 처벌하는 게 타당한가.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 시행 이후 요양병원과 요양시설간 기능과 역할이 혼재하다보니 정작 요양병원에 가야 할 환자들이 요양시설로 가는 현상이 비일비재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 때문에 지금이라도 요양시설과 요양병원의 기능과 역할을 정립해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정부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2주에 한번씩 촉탁의나 협력의료기관 의사가 요양시설을 방문해 진료를 하는데 뭐가 문제냐는 식이다.

요양병원과 시설이 노인들을 유치하기 위해 경쟁하는 시스템에서 노인장기요양보험은 현대판 고려장화될 우려가 높다. 요양시설이 정당한 사유 없이 요양등급 판정을 받은 노인들을 입소 거부하는 것은 엄정하게 처벌해야 한다. 그러나 이보다 정부가 할 일은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지 원인을 분석하고, 잘못 꿰진 첫단추를 바로잡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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