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 외연확대의 이면

안창욱
발행날짜: 2008-10-30 06:43:47
의학계의 추계학술대회가 한창이다. 올해 추계학회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지난해와 달리 의료수가 현실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크게 줄었다는 점이다.

대신 상당수 학회들이 진료 외연확대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으며, 회원들 역시 학회에 이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을까. 바로 신상대가치점수 개편에 대한 기대를 사실상 접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가족부는 2006년부터 전체적인 의료행위별 상대가치점수를 개편하는 작업을 벌여왔지만 건강보험재정 부담이 증가할 것을 우려, 모든 진료과별 파이를 동결시킨 상태에서 논의를 진행했다.

그러다보니 진료과내 저평가된 상대가치점수가 조정된다 하더라도 진료수입은 크게 달라질 게 없다. 내년도 의료수가 역시 경기불황 등의 영향으로 의료계의 요구에 턱없이 낮은 수준에서 결정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의사들의 관심사는 새로운 진료영역의 개척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가속화될수록 진료과간 영역이 파괴되고, 의료상업화를 부추겨 환자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의료왜곡현상을 의사들의 도덕적 문제로만 바라볼 게 아니라 의료를 둘러싼 환경을 냉정하게 점검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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