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소 배짱행정··· 의료기관 '울상'

조형철
발행날짜: 2004-04-20 07:50:37
  • '먼지털기'식 집중조사, 불합리한 행정처분 마찰

일부 보건소에서 요양기관 감시기능을 수행한다는 빌미로 배짱행정을 일삼는 경우가 있어 울상을 짓는 의료기관들이 늘어나고 있다.

19일 의료계에 따르면 일부 보건소에서 상식이하의 행정처분으로 의료기관과 마찰을 빚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으며 공무집행에 반발하는 의료인에 대해서는 보복성 행정처분을 가하거나 일명 '먼지털기'식 집중조사를 벌이는 경우도 있다.

최근 강남의 한 치과의원은 홈페이지상 게제된 내용에 '병원'이라고 소개되었다며 해당 보건소로부터 업무정지 2개월을 처분받았다.

그러나 해당 치과의원 원장 신 모씨는 "홈페이지에 올린 글은 '좋은병원 좋은 클리닉'이라는 제목의 책자에 자신이 소개된 내용"이라며 "흔히 쓰이는 '병원'이라는 명칭을 저자가 표현한 것에 대해 의료기관이 명칭표시를 위반했다는 처분은 어거지"라고 주장했다.

또한 최근 원주시의사회에 따르면 보건소가 '연휴기간중 유선확인 미응답 의약업소 행정지도'라는 제목으로 공문을 발송, 연휴기관 당직으로 지정된 의료기관의 운영실태 점검결과, 불성실하다며 시정하지 않을시 업무정지 처분 등을 할 계획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의사회는 "의료계가 자발적으로 나서서 하는 활동에 대해 보건소에서 강제할 권한이 있는지 의아하다"면서도 "보건소의 처사가 불합리해도 의사회 차원에서 힘겨루기를 할수는 없는 입장"이라고 위축된 입장을 보였다.

의료인력 변동신고시 수입인지 비용을 보건소 임의로 대폭 인상해 지역 의료기관의 반발을 사는 경우도 있다.

최근 경기도 K시에 개원한 이 모 원장은 "2달만 한사람이 더 근무하게 되어 신고하려고 보건소에 가니 지난해 1만원이었던 수입인지가 4만원으로 올랐다"며 "2달후 다시 한사람만 근무하기위해 신고할때도 4만원을 또 내야한다는데 이름 석자 넣고 빼주는데 8만원은 너무하다"고 호소했다.

이씨는 "보건소에서 미움살까봐 항의도 못했다"며 "신고가 의무라하니 해야하지만 다른 대처방법이 없는지 알아보는 중"이라고 털어놨다.

이와 함께 행정처분이 억울하다며 제기한 행정소송에 대해 보건소 공무원이 "선물(일)을 주시다니 감사하네요, 시집도 다 갔는데.."라며 비꼬는 듯한 표현으로 감정적인 대응을 일삼는 경우도 있다.

서울시 S구의 한 개원의는 최근 행정처분에 반발, 소송을 제기하자 보건소에서는 민원이 들어왔다며 또한번 집중조사를 통해 2건의 행정처분을 추가로 통보했다고 밝혔다.

행정처분을 통보받은 해당 의원 원장은 "개업한지 5년이 넘어 이제 자리를 잡아가는데 연이은 행정처분과 소송으로 인해 정상적인 진료활동이 불가능하다"며 "보건소와의 마찰로 인해 다른 지역으로 이전해야 할지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보건소 관계자는 "공무원이 사적인 감정으로 의료기관을 처벌할 수는 없다"며 "사실 공무원도 인간이기 때문에 소송으로 진행되면 짜증이 나는 경우가 있지만 보복성 조치를 내리는 경우는 있을 수 없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서울시 송파구의사회 최완식 회장은 "보건소는 의료기관을 감시하는 유일한 기관이지만 사실상 서로 협조를 통해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며 "보건소에서 일방적인 처사로 일관할시 의료기관으로서는 마땅한 대응방법이 없어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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