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수가 지친 분만병원 목소리 내겠다"

발행날짜: 2011-08-11 06:30:41
  • 강중구 원장 "무과실 의료사고 재원 의사 부담 실망"

"산부인과학회나 의사회가 분만병원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에 한계가 있었다. 오래 전부터 분만병원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협의회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돼 왔지만 이제야 현실에 옮기게 됐다."

(가칭)전국분만병원협의회 강중구 준비위원장(55·산본산부인과병원장)은 이 같이 말하며 최근 협의회 결성 취지와 향후 계획에 대해 밝혔다.

최근 의료분쟁조정법 시행규칙에서 무과실 국가배상제도가 무과실 의사 배상제도로 변질되고 있는 문제점에 대해 분개한 분만병원들이 이를 계기로 협의회를 결성했다.

이들은 저수가 환경에서 극심한 경영난과 의료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상황에 대해 강하게 문제 제기할 계획이다.

강중구 준비위원장은 "분만은 의사 혼자가 아니라 소아과, 마취과 심지어 내과의사도 필요할 수 있고 간호사와 의료기사, 업무과 및 관리과 직원, 식당 종사자, 주차요원 등 직원들을 24시간 가동해야 하기 때문에 엄청난 경비가 발생한다"면서 경영난에 처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현재의 턱없이 낮은 분만 수가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면서 "파격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이어 의료사고의 위험성을 안고 일해야 하는 불안감에 대해서도 호소했다.

그는 "새생명 탄생의 보람과 사명감으로 분만을 지키고 있는 산부인과 의사들의 무과실 의료사고에 대한 법률적, 사회적 보장이 절실한 상황"이라면서 "그런 점에서 의료분쟁조정법을 기대했는데 의사에게 재원을 책임지도록 하면서 더욱 실망스러웠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산부인과학회, 의사회와 긴밀한 공조를 통해 분만현장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바람직한 출산 문화의 기틀을 닦는 일에 앞장서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그는 "동료의사들의 협조와 적극적인 참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면서 많은 분만병원들이 함께 해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전국분만병원협의회는 9월 1일 전국대표자회의를 갖고 회장 선출 등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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