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의료기기, 국내 진입장벽 높여야"

정희석
발행날짜: 2013-01-29 06:35:02
  • 삼성서울병원 이규성 센터장, 임상시험 활성화 주문

"해외 임상시험을 거쳐 국내에 들어오는 외국산 의료기기도 국내 의료기기 임상시험을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재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삼성서울병원 이규성(비뇨기과 교수) 의료기기임상시험센터장은 최근 메디칼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국내 의료기기 임상시험 활성화를 위해 이 같이 주문했다.

이 센터장은 "그동안 국내 시장진입 장벽이 낮다보니 외국에서 허가 받은 의료기기가 국내에 쉽게 진입할 수 있었다"면서 "외산 의료기기도 국내에서의 의료기기 임상시험이나 브릿지 스터디 데이터를 요구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하는 것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의료기기임상시험연구회에 참여하고 있는 임상의사들 역시 국내에 들어오는 일부 외산 의료기기의 경우 한번쯤은 국내 임상시험을 거쳐 사용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센터장에 따르면, 일본의 경우 외산 의료기기의 자국 내 임상시험 진행을 의무화하고 있는데, 이는 일본 의사들이 외산 의료기기를 다른 나라보다 늦게 도입하는 일부 부작용이 있다.

하지만 글로벌 시대에 외산 의료기기에 대한 진입장벽을 통해 자국 의료기기산업을 보호하고 발전하는 순기능도 있다는 게 이 센터장의 전언.

이 센터장은 특히 대학병원에서의 국산 의료기기 활성화를 위해 풍부한 임상데이터를 통한 신뢰성 확보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학병원 봉직의들은 조금이라도 하자가 있는 의료기기를 썼다가 환자에게 문제가 생기면 봉직의 스스로가 책임을 져야하기 때문에 임상데이터가 풍부한 최고의 제품을 쓸 수밖에 없다"며 봉직의들의 외산 의료기기 선호 이유를 밝혔다.

이어 "대학병원에서 외산을 쓰는 이유는 국산 의료기기의 경우 임상데이터가 부족해 신뢰를 얻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아무리 좋은 국산 의료기기라도 임상데이터를 제시하지 못하면 봉직의들의 선택을 받을 수 없다"며 의료기기 임상시험 활성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이규성 센터장은 오는 2014년 완공예정인 삼성서울병원 '의용기술개발센터'(가칭)에 거는 기대감이 크다고 했다.

이 센터장에 따르면, 지상 6층 규모의 의용기술개발센터는 입주 의료기기업체와 임상의사 또는 병원과의 유기적인 관계를 통해 의료기기 아이디어부터 제품화까지 전 과정에 걸쳐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또 일부 삼성전자 의료기기개발팀과 종합기술원이 입주해 의료기기 개발을 위한 동물 및 인체 대상 임상시험은 물론 병원과의 임상 피드백도 지원하게 된다.

이규성 센터장은 "임상의사들은 진료현장에서 느끼는 의료기기에 대한 아이디어는 많지만 제품화를 위한 기술력이 부족한 반면 의료기기업체는 기술력은 있지만 임상에서의 요구사항을 잘 알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의용기술개발센터는 임상의사들의 아이디어가 실제 의료기기 개발로 연계될 수 있도록 아이디어 실현 센터의 역할은 물론 나아가 국내 의료기기 임상시험을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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