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월 2450만원까지 상승 "문 안닫고 버티는 게 기적" 한탄
중소병원의 인력난이 심각하다. 특히 지방 중소병원은 의료인력을 채용하려면 수도권보다 배로 높은 인건비를 지급하고 있다. 병원 수익성은 낮고 인건비 지출은 높아 최대 위기에 직면한 중소병원의 실태를 짚어봤다. <편집자주>#1 충청도 A중소병원장은 얼마 전 영상의학과 전문의를 채용하는데 연봉 3억 5천만원을 제시했다. 월급 2천만원에 4대보험, 관사까지 제공하면 연봉 3억원이 훌쩍 넘어갔다.
<상> 의사 인건비에 허리휘는 중소병원
<하> 중소병원 떠나는 간호사들
#2 전라도 B중소병원장은 최근 정형외과 전문의를 뽑았다. 전체 병원 지출액 중 인건비가 50%를 넘겼지만 기존에 있던 정형외과 전문의가 그만두면서 어쩔 수 없었다.
극심한 재정난을 겪고 있는 지방 중소병원들이 의사 인건비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병원 경영에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B중소병원장은 "3년 전 정형외과 의사를 채용할 때와 비교하면 연봉이 2배 이상 차이가 나더라"라면서 "일각에선 월급을 2500만원까지 지급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
A중소병원장은 "지방에선 의사 평균 월급이 2000만원 선"이라면서 "특히 영상의학과, 정형외과 등 전문의는 그 이하로는 채용하기 힘들다고 봐야 한다"고 귀띔했다.
대한병원협회가 최근 발간한 2010년 병원경영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역별, 의료기관 규모별로 의사 인건비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특별시의 경우 1000병상 이상 규모의 상급종합병원의 전문의 1인당 연봉이 약 7481만원인 반면 300병상 이상~500병상 미만의 중소병원급은 1억 1989만원, 100병상 이상~300병상 미만 중소병원은 1억 1664만원에 달했다.
이 격차는 지방의 경우 크게 벌어졌다.
중소도시에 위치한 500병상 이상~1000병상 미만의 상급종합병원의 전문의 1인당 연봉은 6404만원에 그쳤지만 300병상~500병상 규모의 중소병원은 1억 3759만원, 100병상이상~300병상 미만은 1억 2381만원으로 격차가 2배 이상 벌어졌다.
다시 말해 특별시의 경우 상급종합병원과 중소병원에 근무하는 전문의 임금 격차가 많아야 4500여만원까지 벌어진 반면 중소도시는 약 7300여만원 이상 격차가 발생하는 셈이다.
중소병원 업계는 수요, 공급에 따라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의료시장의 변화로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점에 대해 강하게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중소병원들은 최근 전문병원 등 일부 의료기관이 특화 진료를 내세우면서 인건비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화된 진료를 하려면 우수한 의료진이 필수적이고, 이를 위해 파격적인 인건비를 제시해서라도 중소병원에 근무하는 전문의를 영입해 가다보니 결국 의사 연봉 동반 상승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가령, 과거 신경외과 전문의 중에서도 수술을 잘하는 능숙한 10년차 이상 의료진에게 월 2000만원을 지급했다면 최근에는 A급 의료진이 전문 및 특화병원으로 이동하면서 그보다 임상경험이 떨어지는 의료진에게도 과거의 임금 혹은 그 이상을 줘야 채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또한 이들을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은 지방의 척박한 의료현실이다.
C중소병원 관계자는 "지방 중소병원의 응급실의 경우 응급관리료는 거의 못받는다고 봐야한다"면서 "응급관리료를 받으면 환자들이 의원급 의료기관과 가격을 비교해서 불만을 제기하거나 다음에는 절대 내원하지 않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응급실 환자에게 응급관리료를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임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는 말도 못꺼내는 경우가 허다하다"면서 "정당한 진료비를 제대로 못 받고 의사 임금은 높다보니 병원 경영이 어려울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요즘에는 지방에서 중소병원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기적같은 일이라고 했다.
대한중소병원협의회 관계자는 "얼마 전 충청도 중소병원 여러 곳이 결국 문을 닫았다"면서 "영세한 중소병원에서 의료인력 인건비가 전체 지출예산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것은 더이상 놀랍지 않은 일"이라고 환기 시켰다.
이에 대해 한국병원경영연구원 이용균 박사는 "지방 중소병원 의료진에게 월급을 높게 지급해야 하는 것은 수요, 공급으로 접근하면 당연한 일"이라면서도 "외국의 경우 지방 병원의 어려움을 반영해 수가를 가산해 주듯이 복지부도 이에 대해 고민해야 할 때"라고 못 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