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설 교수 "환자와 대화, 적극적 듣기가 중요합니다"

박양명
발행날짜: 2014-06-14 06:08:33
  • 경청 기술 4가지 안내 "빠른 회복 돕는 시너지 효과"

#. 자신의 음주 문제로 불안해 하는 환자가 금주를 굳게 하지 못하는 상황을 의사에게 설명하고 있다. 의사는 술을 더이상 마시면 건강에 치명적인 이상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환자에게 각인시켜야 한다.

여기서 의사는 단순히 환자의 말을 듣는 데서 끝내지 않고, 환자의 감정을 정확히 파악해 피드백 해야 한다.

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김영설 교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정기적으로 발행하는 '건강을 가꾸는 사람들' 최신호를 통해 환자의 말을 '듣기'도 중요하지만 '적극적인 경청'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설 교수는 적극적인 듣기의 방법으로 4가지 기술을 안내했다.

환자의 속마음까지 읽는 기술

환자: 선생님, 저도 모르게 가끔 도를 넘도록 술을 마시게 돼 불안합니다.
의사: 과도한 음주는 환자분 뿐만 아니라 가족도 피해를 입습니다.

의사는 환자의 마음을 파악하지 않은채 '보통' 의사의 정답만 나열하고 있다. 환자는 따뜻한 위로의 말고 함께 치료받고 싶은 동기부여가 절실하다.

이럴 때는 "꽤 많이 마신 모양입니다"라며 환자의 입장을 생각한 일상의 대화로 물꼬를 터야 한다.

환자가 처한 현실을 파악하는 기술

환자: 그리 많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많이 마시게 됩니다.
의사: 지난번에도 금주하시라고 말씀드렸는데 계속 반복하고 있군요.

환자는 해결 방법을 찾길 원하고 있다. 하지만 의사는 환자의 음주 행동을 비판하고 있다. 이 때, 비판보다는 "절주가 되지 않아 불안하시군요"라고 환자를 이해하며 현재 상태를 짚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환자에게 의사의 의지를 보여주는 피드백 기술

환자: 어떻게 하면 좋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의사: 더는 금주에 대해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오늘은 혈당이나 이야기합시다.

환자가 절박한 마음으로 도움을 청하지만 의사는 아랑곳하지 않고 화제를 바꿨다. "어떻게 하면 절주를 해야할지 모르겠다는 말씀이군요"라는 식으로 상담 내용을 반복하며 환자의 말을 잘 듣고 있다는 것을 알려줄 필요가 있다.

김영설 교수는 "이런 대화로 환자와 의사는 신뢰를 쌓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치료를 돕고, 환자를 돕는 기술

환자: 알고는 있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습니다.
의사: 아무튼, 술을 줄이거나 중지할 수 없습니까?

여기서 의사는 환자의 의지를 의문시하고 있다.

김 교수는 "무조건적인 믿음은 사람을 변하게 한다. 환자를 변화시켜야 할 의사가 환자를 의심하면 환자는 의사와 대화하고 싶은 마음을 잃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 때, 의사는 "환자분 스스로 절주할 수 있도록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우리 병원의 금주 프로그램에 잘 따라 주실 수 있겠습니까?"라며 제안을 할 수 있다.

김영설 교수는 "적절한 의료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환자의 감정을 정확히 파악해 환자의 이야기를 피드백할 필요가 있다. 환자 마음을 수용하고, 공감하며, 진실하게 대하는 적극적 경청의 대화가 계속되면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환자와의 커뮤니케이션 자체가 치료제는 될 수 없지만 더 빠른 회복을 돕는 시너지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 경청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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