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단, 건보 빅데이터 자체보다 실제 활용법 고민해야"

박양명
발행날짜: 2014-07-02 17:03:37
  • 전문가들, 건보공단 세미나서 지적 "장밋빛 환상 너무 많다"

지난해부터 건강보험공단이 앞장 세우고 있는 '빅데이터'가 요즘 세계적 트렌드인 '빅데이터'와 일맥상통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가천의대 이희영 교수는 "아직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서울의대 의료윤리학교실 김윤 교수는 "빅데이터 그 자체에만 집중하기 보다는 정책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빅데이터가 하나의 수단으로 작용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건강보험공단은 2일 본부 대강당에서 '건강보험 빅데이터 어떻게 활용해야 하나?'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희영 교수가 2일 건보공단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이희영 교수는 건보공단이 보유하고 있는 자격, 건강검진, 급여 데이터의 가치는 누구나 인정하고 있지만 '활용방법'에 대해서 적극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빅데이터라는 이유로 그냥 던져진 느낌"이라며 "특히 전국민 건강검진 자료를 지역별, 성별, 연령별, 연도별 자료를 통해 만성질환 관리사업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는 이어 "건보공단 지사를 방문해보면 직원들이 열심히는 하는데 만성질환 관리 대상자가 많다는 어려움을 토로한다. 고혈압, 당뇨병 등의 정보가 담겨 있는 건강검진 데이터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만성질환관리 사업 기획 단계에서 대상을 보다 확실하게 선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건강검진에서 고혈압 판정을 받고 치료받지 않고 있으며 흡연, 비만이라는 비건강행태가 있는 50대 직장인 남성으로 구체화 활 수 있다는 것.

사업대상자를 선정해서 사업을 수행하고 얻은 결과로 만성질환관리 사업에 대한 단기, 중장기 성과를 평가할 수 있게 된다.

이 교수는 구체적인 활용법을 제시하면서도 데이터간 칸막이 문제, 사용자에게 어려운 데이터 활용, 데이터 만능론,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대책이 아쉬운 부분이라고 했다.

그는 "정부 3.0이라고 이야기하는 데 현실을 다르다. 데이터에 대한 장밋빛 환상이 너무 많다. 다른 데이터들과 비교하면서 현실적인 활용법에 대해서 이야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윤 교수도 비슷한 의견을 냈다.

김 교수는 "무엇을 위한 빅데이터인지 명확하지 않다. 무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고, 문제의 크기가 어떻게 되고, 얼마나 중요한 문제인지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어 "빅데이터는 우리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이라며 "정책이 있고, 정책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빅데이터가 수단으로써 작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문제도 조속히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짚었다.

그는 "빅데이터가 중요하고 칸막이를 없애야 한다고 이야기하지만 여전히 모든 기관들은 자기가 갖고 있는 정보를 내놓는 것에 소극적이다. 그래서 질병관리본부, 통계청,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건보공단 자료가 원활히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인 정보를 공익적인 목적으로 활용할 수 없다는 현행 법상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가 각 기관이 갖고 있는 개인정보를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자료를 내놓을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내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빅데이터가 연구자료로서의 활용을 넘어서서 기업의 입장에서도 배려돼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산업통상자원부 바이오나노과 김성수 팀장은 "빅데이터가 관심 가지는 기업들이 굉장히 많아졌다. 그러나 보건산업, 의료산업이라는 슈퍼갑에 대한 두려움들이 있다. 중소기업 사장들이 병원장 만나는 것은 장관 만나는 것보다 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에 대해서 기본적으로 어떻게 돈을 벌지에 대해 모델을 찾고있는 현실 속에서 빅데이터가 나오니까 투자기회를 얻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현실을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빅데이터 전략을 짜는데 있어서 기업도 하나의 수요자라고 판단하고 기회를 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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