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급증 보도에 민감한 제약사들

이석준
발행날짜: 2015-01-22 05:43:04
기업에게 매출 증가는 분명 희소식이다. 더구나 매출이 급증했다면 더욱 희소식임에 분명하다. 그만큼 장사를 잘 했다는 훈장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제약업계는 다르다. 자사의 매출 급증 소식이 외부로 퍼지는 것에 민감해한다. 오히려 숨기는 곳도 있다.

리베이트 장사 의심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일부 제약사는 자사 의약품 처방액 급증 기사가 나오면 해당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너무 띄워주면 의심받기 십상이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급증이라는 단어를 증가로 바꿔줄 수 있느냐" 등의 제안을 하며 황급히 수위 조절에 나선다.

여기서 질문을 던져본다.

이들의 민감한 모습은 단지 괜한 오해를 받기 싫어서일까.

애석하게도 기자가 제약업계 취재를 하면서 느낀 점은 '그렇지 않다'다.

매출 급증 제약사 중 상당수가 업계 내에서는 공격적 영업으로 유명한 곳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혹자는 "이들 제약사 때문에 영업이 안 된다며 리베이트 기사 좀 많이 써달라"는 부탁 아닌 부탁까지 한다.

물론 매출이 크게 늘은 제약사 중 기발한 아이디어 등으로 무장한 판촉 활동으로 정당하게 영업을 한 곳(전자)도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아닌 곳(후자)도 분명히 있다. 얼마전 기자에게 자사 리베이트 행태를 낱낱이 제보하겠다는 전화까지 왔으니 말이다.

매출 급증 소식이 외부로 알려지는 것에 극도로 민감한 제약사들.

그들은 자신이 전자인지 후자인지 스스로 잘 알 것이다. 전자라면 매출 급증 소식에 전혀 민감할 필요가 없다.

오피니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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