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조정·중재에 힘 쏟아야"…환자단체 "수탁감정 의뢰율 높여야"
"의료감정의 전문성 및 권위, 수사기관의 수탁 감정 의뢰율을 높이는 데 집중해야 한다."(한국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
"환자와 의료기관의 분쟁을 조정·중재하는 데 힘을 쏟는 게 먼저다. 감정 수탁 업무는 시기 상조다."(보건복지부 정영훈 의료기관정책과장)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의료감정 업무 중 '수탁감정'에 대해 환자단체와 정부의 입장이 엇갈렸다.
조정중재원은 15일 서울 백범기념관에서 '의료분쟁 해결을 위한 감정의 역할'을 주제로 의료분쟁조정제도 시행 3주년 세미나를 열었다.
조정중재원 출범 3년 사이 수사기관의 수탁 감정 건수가 2012년에는 6건에 불과했지만 1년 사이 117건으로 급증했다. 2012년에는 286건으로 전년보다 2배 이상 늘었다.
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는 "그동안 수탁감정은 대부분 의협에서 담당했지만 최근 서울 송파경찰서에서 신해철 사건을 의협 이외 의료중재원에도 감정 의뢰했다. 이는 앞으로 더욱 증가할 것"이라며 "환자단체는 조정중재원의 그 어떤 기능보다 감정 기능에 큰 관심과 애정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특히 의료소송을 담당하는 법원의 적극적인 수탁감정 의뢰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조정중재원뿐만 아니라 시민사회단체도 함께 노력해야 한다. 지난 3년간 조정중재원이 제도의 안정적 정착에 방점을 뒀다면 이제는 수탁감정 의뢰율 높이는 데 집중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법조계도 조정중재원의 '감정' 업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박영호 부장판사는 "조정중재원은 제3의 기관인 의료사고감정단을 설치한 후 의료 행위 등을 둘러싼 과실 유무 및 인과관계를 규명하고 있다. 그동안 환자가 겪었던 입증 곤란 어려움은 상당 부분 해소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감정단의 객관성과 공정성에 신뢰가 생기면 분쟁 당사자는 조정중재원 조정이나 중재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뿐만 아니라 법원의 의료과실 소송절차에서도 조정중재원의 수탁감정 절차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생각은 달랐다. 감정 업무, 그중에서도 수탁감정 보다는 의료분쟁 조정, 중재 업무에 힘을 쏟아 환자-의료기관의 신뢰 회복에 신경써야 한다고 했다.
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 정영훈 과장은 "조정중재원은 탄생 3년이 지나고 2기 체제로 넘어가는 시점이다. 조정·중재가 본연의 업무인데 의료분쟁 감정에 치우치는 게 맞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며 "먼저 조정·중재 쪽으로 힘을 쏟고 추후에 감정 및 수탁감정을 병행해서 고민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복지부에는 의료기관을 이용하면서 환자들이 느꼈던 불편사항에 대한 민원이 많이 들어온다. 국민들이 의료기관에 대한 불신이 상당하다는 것을 직접 느끼고 있다"며 "의료 기관에 대한 국민의 불신 부분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정중재원은 감정 결과를 갖고 의료분쟁 조정을 하는 기관이다. 조정중재원의 업무가 감정에 치우치면 의료분쟁 신청인-피신청인을 조정 중재하는 데 제 역할을 못할 수도 있다"며 "불신을 해소하는 역할을 조정중재원이 자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자와 의료인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감정과 조정 어느 한쪽에 치우친 게 아닌 '균형'이 중요하다고도 했다.
정 과장은 "감정과 조정은 세트로 움직이는 것이다. 균형을 맞춰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어느 쪽에 우선순위를 두면 안 된다. 조정중재원은 의료기관과 갈등이라든가 불신이 있었던 부분에 대해 환자를 어루만지면서 해소하는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의료기관에 책임을 묻지도 않는 중립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환자와 의료기관의 분쟁을 조정·중재하는 데 힘을 쏟는 게 먼저다. 감정 수탁 업무는 시기 상조다."(보건복지부 정영훈 의료기관정책과장)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의료감정 업무 중 '수탁감정'에 대해 환자단체와 정부의 입장이 엇갈렸다.
조정중재원은 15일 서울 백범기념관에서 '의료분쟁 해결을 위한 감정의 역할'을 주제로 의료분쟁조정제도 시행 3주년 세미나를 열었다.
조정중재원 출범 3년 사이 수사기관의 수탁 감정 건수가 2012년에는 6건에 불과했지만 1년 사이 117건으로 급증했다. 2012년에는 286건으로 전년보다 2배 이상 늘었다.
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는 "그동안 수탁감정은 대부분 의협에서 담당했지만 최근 서울 송파경찰서에서 신해철 사건을 의협 이외 의료중재원에도 감정 의뢰했다. 이는 앞으로 더욱 증가할 것"이라며 "환자단체는 조정중재원의 그 어떤 기능보다 감정 기능에 큰 관심과 애정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특히 의료소송을 담당하는 법원의 적극적인 수탁감정 의뢰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조정중재원뿐만 아니라 시민사회단체도 함께 노력해야 한다. 지난 3년간 조정중재원이 제도의 안정적 정착에 방점을 뒀다면 이제는 수탁감정 의뢰율 높이는 데 집중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법조계도 조정중재원의 '감정' 업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박영호 부장판사는 "조정중재원은 제3의 기관인 의료사고감정단을 설치한 후 의료 행위 등을 둘러싼 과실 유무 및 인과관계를 규명하고 있다. 그동안 환자가 겪었던 입증 곤란 어려움은 상당 부분 해소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감정단의 객관성과 공정성에 신뢰가 생기면 분쟁 당사자는 조정중재원 조정이나 중재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뿐만 아니라 법원의 의료과실 소송절차에서도 조정중재원의 수탁감정 절차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생각은 달랐다. 감정 업무, 그중에서도 수탁감정 보다는 의료분쟁 조정, 중재 업무에 힘을 쏟아 환자-의료기관의 신뢰 회복에 신경써야 한다고 했다.
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 정영훈 과장은 "조정중재원은 탄생 3년이 지나고 2기 체제로 넘어가는 시점이다. 조정·중재가 본연의 업무인데 의료분쟁 감정에 치우치는 게 맞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며 "먼저 조정·중재 쪽으로 힘을 쏟고 추후에 감정 및 수탁감정을 병행해서 고민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복지부에는 의료기관을 이용하면서 환자들이 느꼈던 불편사항에 대한 민원이 많이 들어온다. 국민들이 의료기관에 대한 불신이 상당하다는 것을 직접 느끼고 있다"며 "의료 기관에 대한 국민의 불신 부분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정중재원은 감정 결과를 갖고 의료분쟁 조정을 하는 기관이다. 조정중재원의 업무가 감정에 치우치면 의료분쟁 신청인-피신청인을 조정 중재하는 데 제 역할을 못할 수도 있다"며 "불신을 해소하는 역할을 조정중재원이 자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자와 의료인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감정과 조정 어느 한쪽에 치우친 게 아닌 '균형'이 중요하다고도 했다.
정 과장은 "감정과 조정은 세트로 움직이는 것이다. 균형을 맞춰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어느 쪽에 우선순위를 두면 안 된다. 조정중재원은 의료기관과 갈등이라든가 불신이 있었던 부분에 대해 환자를 어루만지면서 해소하는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의료기관에 책임을 묻지도 않는 중립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