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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권 회수 쓰나미. 어찌보면 자사 제품이 아닌 타사 상품을 가져와 파는 제약사(대부분 국내사)의 비애와도 같다. 다국적사 입맛에 맞지 않는 순간 계약은 종료되기 일쑤기 때문이다.
하지만 누구도 탓할 수 없다. 비지니스 세계에서 이해관계가 맞지 않다면 갈라서는 것이 이치다. 판권 해지 과정에서 주로 갑인 다국적사에게 돌을 던질 수 없는 이유다.
국내사는 코프로모션을 더 이상 외형 유지 수단으로 접근하면 안된다. 이상의 것을 봐야 한다. 다국적사를 통한 수출 활로 모색이라든지 신약 개발 및 마케팅 노하우를 뽑아내야한다. 그렇게 자생력을 키워야한다.
올해만 8조원 규모의 기술 수출로 업계 이정표를 세운 한미약품은 이를 입증했다. 단순히 매출 증발을 막기 위한 임시방편의 코프로모션은 판권회수 쓰나미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다.
대웅제약은 최근 SGLT-2 억제제 '슈글렛'과 먹는 항응고제(NOAC) '릭시아나'를 도입했다. 두 약 모두 거대 품목 DNA를 갖고 있다. 판권 회수 충격 완충 장치가 될 수 있다. 우려스러운 점은 판권회수와 관련된 대웅제약의 대처다.
"대웅제약이 공들여 놓은 제품을 무자비하게 회수해가는 MSD를 응징하기 위해서도 꼭 대체 품목이 필요한 상황이다." 사내 공문 내용이다.
물론 한 글귀로 모든 것을 판단할 수 없다. 다만 판권 회수를 억울하게 받아들이고 이를 또 다른 도입신약으로 막겠다는 생각이 어느 정도는 엿보인다. 판권회수 쓰나미에 직면한 대웅제약. 이 회사가 같은 경험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도입 신약이 단순히 매출 감소를 막기 위한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 돼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