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중심병원 지정 3년째, 하지만 고대구로병원과 서울아산병원은 여전히 지원금 없이 자가발전 중이다.

30일 보건복지부는 앞서 지정한 연구중심병원 10곳에 대한 성과평가를 통해 재지정키로 했다고 발표함과 동시에 지난 3년간의 성과를 발표했다.

복지부는 연구중심병원의 시스템을 통해 지속적 수익 창출이 가능한 R&D 비즈니스 모델 개발 지원을 위해 10개 병원 중 8개 병원에 대해 매년 25억~50억원의 연구비를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연구중심병원 지정 이후 각 병원들의 연구성과는 일출월장하고 있다고 높게 평가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연구중심병원은 지정 이후 3년간 연구․산업화 수입 비중이 2012년 3.6%에서 2015년 8.9%로 늘었으며 지속가능항 연구지원 시스템을 구축해가고 있다.

실제로 병원 조직은 물론 연구규모에 큰 변화가 있었다.

일단 병원은 연구중심으로 행정관리체재를 개편하고, 자체 인사권‧예산권을 강화했으며, 산학연 공동연구의 기반이 되는 연구센터 등 시설 및 제도적 인프라를 구축했다.

이와 함께 연구전담의사가 지정전 78명에서 지정후 174명으로 123% 늘었으며 연구참여임상의사는 1213명에서 1645명으로 36% 증가했다.

또 선임급 연구전담요원이 512명에서 814명으로 59% 증가했으며 개인연구자를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등 처우도 개선했다.

총 연구비가 지정전 4806억원에서 지정후 6325억으로 32% 증가했으며 자체연구비는 217억에서 739억으로 191% 급증했다.

핵심연구인력의 논문수도 지정전 1만3천여건에 비해 지정후 1만6천여건으로 24% 증가했다.

국내등록, 해외출원, PCT 출원 등 지적재산권이 지정전 745건에서 지정후 1926건으로 159% 증가했으며 기술이전으로 인한 수입액이 지정전 24억에서 지정후 93억으로 282% 증가했다.

이어 병원-산업체 간 체결한 협정의 경우 지정전 328건, 지정후 562건으로 71% 증가, 공동연구 개발건수는 지정전 858건, 지정후 1,180건으로 43% 증가했다.

복지부 측은 이는 기업이 진료영역의 지식이 축적된 병원과 협업할 수 있는 기회가 증가했다는 의미로 기업과의 공동연구에 대한 병원의 자체투자도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이처럼 복지부의 성과 뒤에는 각 병원들의 고충이 있었다.

연구중심병원 10개 중 8개 병원은 20억~50억원의 연구비를 지원하고 있지만 고대구로병원과 서울아산병원은 지원이 전무한 상태다.

지원을 받는 나머지 8개 병원 또한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의 지원금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A연구중심병원 연구부원장은 "병원 경영상으로만 보면 아직은 연구중심병원은 적자일 수 밖에 없다"면서 "정부차원에서 의료산업을 발전시킨다며 푼돈을 쥐어 주고 알아서 키우라는 식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복지부 보건산업정책과 관계자는 "매년 예산반영을 요구했는데 2개 병원에 대해서는 지원이 어렵게 됐다"면서 "올해도 예산이 반영되지 못했다. 내년이라도 예산배정을 받을 수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정부의 지원 이외 병원 자체적인 투자도 강조했다.

그는 "정부차원에서도 적극 투자할 생각이지만 병원 자체적으로도 움직여야한다"면서 "이는 정부를 떠나 병원 차원에서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내부에서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한편, 신규 연구중심병원 지정과 관련해서는 연구용역을 통해 올 하반기쯤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연구중심병원에 지정된 의료기관은 상급종합병원 9개(가천의대 길병원, 경북대병원, 고려대 구로병원, 고려대 안암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아주대병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와 종합병원 1곳(분당차병원)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