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병원 측 의료과실 인정 "3700만원 배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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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허리가 아프고 저리다. 오른쪽 엉덩이 쪽이 욱신하고 저리다. 왼쪽 엉덩이와 허벅지, 종아리, 발끝까지 저리고 당긴다"는 증상을 호소했다.
6개의 병의원에서도 송 씨는 "허리가 아파서 기침도 못하고 세수하기 힘들다. 서서 허리를 숙이면 많이 불편하다"며 일관된 증상을 보였다.
J병원 의료진은 MRI 검사를 실시했고 제2-3, 3-4, 4-5 요추간과 제5요추-제1천추간 추간판 탈출증 진단을 내렸다.
그리고 ▲디스크내 고주파 열치료술 ▲제3-4, 4-5 요추간 카테터 이용한 요추부 신경성형술 ▲디스크내 주사치료를 했다.
문제는 이때부터 시작됐다. 송 씨는 그동안 한 번도 언급한 적 없었던 증상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그는 "오른쪽 다리에 힘이 없고, 왼쪽 다리가 무겁고 감각이 둔하다. 걸을 때 양쪽 다리에 힘이 잘 안 들어가 오래 걷지 못한다. 발바닥에 불이 나는 느낌이다. 계단 오름이 잘 안된다. 까치발이 안되고 왼쪽 발은 동상 걸린 것처럼 감각이 무디다"고 했다.
그렇게 송 씨는 4개월 사이 다시 4곳의 병원을 전전하며 입원과 재활치료를 반복해야 했다. 현재 송 씨의 증상은 나아지지 않은 상황.
송 씨와 가족은 당시 시술을 담당했던 J병원 의사를 상대로 의료상 주의의무 위반, 설명의무 위반 등을 주장하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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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송 씨가 요통으로 여러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지만 까치발을 하기 곤란하다는 등의 증상을 호소한 적이 없다"며 "J병원 내원 당시도 하지가 저리다는 정도였지만 시술 이후 다리에 힘이 없고 까치발 못하는 등 증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진료기록 감정의도 신경성형술 전후 MRI 검사 결과를 비교하면 시술 후 중심성 추간판 돌출이 조금 더 악화됐고, 신경 압박 부분에 자극이 가해져 증상이 나타났던 것으로 판단된다는 의견을 재판부에 전달했다.
재판부는 "수술적 치료법보다 침습성이 덜하지만 카테터를 환부까지 몸속으로 집어넣어 약물을 투입하는 방법으로 시행되기 때문에 혈관, 신경 등 다른 부위에 손상을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며 "시술 과정에서 신경을 손상시키거나 추간판 돌출을 악화시켜 악결과가 발생했음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