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과징금 폭탄, 복지부 악의적 거짓답변 때문"

박양명
발행날짜: 2017-02-09 05:00:59
  • 의원협회, 한의약정책과 공무원 고소…"공정위에 이의신청할 것"

"공정거래위원회에게 11억여원에 달하는 과징금 폭탄을 맞게 된 근본원인은 보건복지부 한의약정책과의 유권해석 때문이다."

대한의원협회는 이 같은 결론을 내리고 8일 복지부 한의약정책과 공무원들을 직권남용 및 업무방해로 서울중앙지방검찰에 고소했다.

대한의원협회 윤용선 회장(왼쪽)과 이동길 법제이사
앞서 공정위는 대한의사협회, 전국의사총연합, 의원협회 등 3개 단체가 의료기기 업체와 진단검사 기관에 한의사와 거래 중지를 강요한 것이 공정거래법 위반에 해당한다며 시정명령을 하고 과징금을 부과했다. 과징금은 의협 10억원, 전의총 1700만원, 의원협회 1억2000만원으로 총 11억3700만원에 달한다.

공정위는 과징금 부과 결정을 내린 근거로 검찰의 수사 결과나 법원 판결과 함께 복지부 한의약정책과의 유권해석을 내밀고 있다.

의사단체들도 복지부의 유권해석을 근거로 의료기기 업체와 진단검사 기관에 공문을 발송했고, 공정위의 처분에 문제가 있다며 반박에 나섰다.

한의약정책과는 1995년 내렸던 유권해석을 인용해 공정위에 답했다.

'한의사가 혈액 및 소변을 채취해 환자 진료에 필요한 의학적 진찰, 진단이나 임상검사 등은 다른 의료기관 등에 의뢰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 유권해석은 1995년 복지부 답변과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는 게 의원협회 주장이다.

1995년 유권해석을 보면 '한의원에서는 혈액검사, 소변검사 등의 행위를 할 수 없고 필요한 경우 다른 의료기관에 의뢰할 수 있으며 한의사는 직접 한방물리요법을 시술할 수 있다'고 나와있다.

의원협회 윤용선 회장은 "복지부 한의약정책과는 1995년 유권해석 어디에도 없는 문구를 삽입해 한의사가 합법적으로 검체를 채취하고 검사를 의뢰할 수 있는 것처럼 거짓을 답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복지부 공무원의 의도적, 악의적 거짓 답변으로 의사 단체들이 실질적 피해자가 됐기 때문에 고소를 하기로 했다"며 "공정위에 답변을 보낸 당시 한의약정책과 과장과 보건행정관, 주무관이 피고소인이다. 책임자를 발본색원하고 일벌백계해 재발을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회장은 공정위의 과징금 결정이 '정치적'이라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고 했다.

그는 "공정위의 조사나 일의 진행과정을 보면 결과를 이미 정해놓고 구색 맞추기 식으로 이뤄진 것 같다"며 "의원협회도 공정위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고, 출석 후 5일 안에 공정위는 복지부로 유권해석을 요청했다. 복지부는 10일 안에 답변을 내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문가 자문을 받기도 턱없이 부족한 시간인데 의아할 정도로 빠르게 일이 진행됐다"며 "한방 혈액검사 합법화를 위한 정치적 행위가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의신청 후 결과 따라 소송…과징금은 일단 내기로"

복지부의 공문이 공정위 과징금 폭탄 사태의 근본 원인이라며 복지부 고소를 선택한 의원협회. 과징금 처분에 대해서는 어떤 대응을 이어나갈까.

의사 단체 3곳은 공정위의 과징금부과 결정문을 지난달 18일 받았다. 과징금 납부 마감일은 4월 3일이다.

윤 회장은 "과징금 계산이 잘못된 부분도 있고 해서 이의신청부터 해서 잘못된 것을 얘기하려고 한다"며 "공정위 답변에 따라 소송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 같다. 궁극적으로는 행정소송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또 "의원협회 자체적으로 연구를 많이 한 사안이라 독자적으로 과징금 문제에 대처해 나가는 데 문제가 없다"면서도 "아직 의협이나 전의총 등에서는 같이 해결해보자는 제스처가 없었는데, 공동 대응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밝혔다.

1억2000만원의 과징금은 일단 내기로 했다.

이동길 법제이사는 "행정소송을 제기하더라도 공정위 과징금 처분은 집행정지가 안되기 때문에 (과징금을) 내는 것이 맞다"며 "소송에서 이기면 이자까지 돌려받을 수 있기 때문에 내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고 말했다.

이어 "이의신청에 대한 결론은 4~5월이면 나올 것"이라며 "이의신청이 기각된 이후 90일 이내에 행정소송을 제기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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