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사 존재감 확대하려면? "관심과 참여…행동하라"

박양명
발행날짜: 2017-08-21 05:00:44
  • 선배 여의사들 "21세기형 리더의 모습, 여성적 가지로 함축"

'여의사'의 존재감을 알리려는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의료계에서 자리를 잡고 있는 선배들이 나서서 국회에서 여의사의 역할에 대해 토론회를 주최하는가 하면 대한의사협회 여의사 대의원들은 여의사의 역할을 주제로 간담회도 열고 있다.

지난 19일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는 전국 여의사 대표자들이 모여 여의사의 역량강화를 위한 토론 시간을 가졌다.

여의사 선배들은 후배 의사들에게 "행동하라"고 했다.

국립중앙의료원 안명옥 원장은 "정치의 축소판이 의학이라고 할 수 있다. 정치의 다른 이름은 정책이다"며 "정책에 여의사가 할 수 있는 것은 스마트한 생각과 아이디어를 그냥 저지르면 된다"고 했다. 그것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안 원장은 정책을 만드는 근간이 되는 입법기관인 국회에서 17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는 4년 동안 143개의 법안을 발의했고 이 중 52개가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임산부의 날(10월 10일)을 제정하는 모자보건법 개정안 등인 대표적이다.

안 원장은 21세기형 리더는 대화와 토론을 통한 화합과 상생, 중재와 종합에 대한 의지를 가져야 한다고 했다. 이같은 요건들은 '여성적 가치'로 함축된다고 정리했다.

도덕, 감정, 균형과 평등, 격려, 관용, 공동체 주의, 공유와 기부 등이 여성가 가치를 표현하는 단어들이다.

안 원장은 "혼자 꾸는 꿈은 백일몽이지만 같이 꾸는 꿈은 현실을 바꾼다"며 "행동이 전부다. 행동하는 여성이 돼야 한다"고 했다.

대한마취통증학회 직선제 이사장으로 선출된 이일옥 이사장은 "맡은 바 임무에 충실하다 보니 이사장이 됐다"며 "여성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은 안한다"고 잘라말했다.

이어 "이사장 선거는 경선이었는데 학회 활동만 18년을 하니까 두드러지게 됐다"며 "여성이라는 것을 내세우기 보다는 맡은 임무를 적극적으로 묵묵히 열심히 하면된다. 남녀차별을 받지 않고 똑같이 공부했고, 인턴과 레지던트도 똑같이 했다"고 강조했다.

즉, 참여와 성실성이 여성의사의 역량 강화의 답이라는 소리다.

안 원장도 "처음부터 뭔가 시작하지 않으면 이사장, 원장, 국회의원 등의 위치까지 가는 것은 쉽지 않다"며 "경험의 축적이 필요하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내년은 너무 좋은 기회"라며 "젊어도 좋고, 은퇴해도 좋다. 구의원, 시의원 등에 도전하면 그때부터 이 세상은 빠르게 변할 것이다. 정치력에서는 여성의 대표성이라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남희 이화의대동창회장은 "수퍼우먼이어야지만 뒤쳐지지 않고 전진할 수 있다"며 "대의원회 부의장 3년 동안 대의원회 회의 일정에 빠진 적이 없었다. 모든 회의에 참석해야지만 어떤 내용의 주제를 어떻게 풀어가고 있는지 알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열성적인 일처리도 중요하다"며 "어떤 조직의 구성원이 됐을 때 중요한 것은 참석과 열성적인 일처리, 적극적인 의견제시, 원만한 대인관계 등 이 네가지를 마음에 새기고 조직 구성원으로서 활동하면 발전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의사가 소속된 조직, 즉 의협, 지역의사회, 여의사회 등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역량 강화에 중요하다는 조언이 나왔다.

여의사회 백현욱 국제이사는 "여성들이 욕심이 적다"며 "규모가 있는 기관이나 병원이라면 나한테 책임자급의 기회가 왔을 때 사양하지 말아야 한다. 놓치지 말라고 하고 싶다"고 당부했다.

그는 "은연 중에 여자니까 잘 못할 것이라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며 "여러 조직에 참여하고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많은 것을 배운다. 의료환경 변화에서 문제점을 찾을 기회, 정책 입안자에게 의견을 전할 수 있는 기회, 스스로 정책 입안자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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