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경부암 선별검사 5년만 변화…검사법 온도차

원종혁
발행날짜: 2017-09-18 05:00:45
  • 국제 가이드라인 변화 입장, 국내 "국가검진에 HPV 검사 필요성 전달"

자궁경부암 선별검사법의 무게중심이 'HPV 검사'로 이동하는 가운데, 이를 국가 검진사업에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초창기 자궁경부암의 조기 진단을 위해 자궁경부 세포검사(Pap test)와 인유두종바이러스 검사(HPV 검사)를 함께 시행하는 추세였지만, 학계 가이드라인에서는 최근 이 두 검사를 동시에 시행하는 것을 지양하는 쪽에 무게를 싣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인 가다실(4가)과 서바릭스(2가)의 접종이 늘면서 향후 암발생이 줄 것이라는 관측과도 깊은 관련을 가진다.

2012년 이후 5년 여만에 변화를 수순을 밟은 국제 가이드라인의 최근 입장차도 주목할 점이다. 미국질병예방특별위원회(USPSTF)는 오랜만에 자궁경부암 선별검사에 새로운 가이드라인 초안을 마련했다

가이드라인은 현재 30세 이상에 권고되는 '자궁경부 세포검사(Pap test)'를 대신해 HPV 고위험균주 검사 즉 'HPV 검사'를 권고하고 있다.

특히 이들에 HPV 검사와 자궁경부 세포검사 두 가지 모두를 시행하는 것은 더이상 추천하지 않았다.

대한산부인과학회 보험이사인 고대구로병원 이재관 교수(산부인과)는 "HPV 검사 도입이 10여 년 정도 됐다"면서 "그동안 PAP 검사와 HPV 검사를 동시에 시행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엔 HPV 검사를 시행하고 이상이 있는 환자에서 PAP 검사를 시행하는 가운데, 두 가지 검사 모두 음성일 때 5년 간격 시행이라는 권고가 따르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자궁경부 세포검사는 자궁경부암의 조기 진단을 통해 암 발생 빈도를 낮추는 데 기여했지만, 질병이 있음에도 음성으로 나타나는 위음성률이 절반에 달하고 검체 채취와 관련된 여러 단점들이 지적돼 왔다.

세포 검사보다 민감도가 높고 중증도의 예측이 가능한 게 HPV 검사법이었다. 외래에서 간단히 시행할 수 있고 검사 결과를 빨리 알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었다.

이재관 교수는 "이러한 변화의 움직임은 예방접종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예방접종과 관련, 작년부터 가다실이나 서바릭스와 같은 예방백신이 국가예방접종사업(NIP)에 포함되면서 앞으로는 자궁경부암의 발생률이 크게 줄게 될 것"이라며 "현재 국가검진에 HPV 검사는 빠져있는데, HPV 검사의 필요성에 대해선 학계 의견을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암협회(ACS)를 비롯 미국질확대경및자궁경부학회(ASCCP), 미국임상병리학회(ASCP)와 같은 입장을 밝힌 이번 USPSTF 가이드라인 초안은, 2012년 지침과 마찬가지로 21~29세 여성에서는 3년간격으로 자궁경부 세포검사를 시행할 것을 추천했다.

다만 21세 미만의 여성에서는 선별검사를 권고하지 않았다. 성경험에 관계없이 젊은 연령대에 선별검사를 실시하는 것이 자궁경부암의 발생률이나 사망률을 줄이지 못한다는 근거가 쌓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선별검사를 적절히 받아왔거나 자궁경부암 고위험군에 해당하지 않은 65세 이상 여성에서는 선별검사의 중요성을 낮게 평가했다.

이는 자궁절제술을 받은 여성과 고위험도의 전암병변, 자궁경부암의 과거력이 없는 여성도 해당됐다.

USPSTF 위원회는 "자궁경부암은 조기 발견과 초치료에 따른 치료 성적이 매우 높은 질환"이라면서 "대부분의 사례가 정기적인 선별검사나 치료를 시행하지 않은 여성들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적절한 선별검사와 치료는 자궁경부암의 사망을 줄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한편 해당 가이드라인 초안은 공식적인 의견 수렴을 위해 오는 10월9일부터 USPSTF 웹사이트에 게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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