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지속형 세마글루타이드 승인 디데이, 트루리시티 직접 경쟁 불가피
주 1회 접종이라는 강점을 내세운 GLP-1 유사체 트루리시티(둘라글루타이드)가 시장 절반 이상의 점유율을 나타내는 상황에서, 심혈관 혜택을 무기로 장착한 맞수의 진입이 일주일 앞으로 바싹 다가온 것이다.
첫 타석이 되는 미국FDA의 승인 시한은 오는 12월5일까지로, 기간내 노보 노디스크의 세마글루타이드 시판허가를 결정지을 방침이다.
이번 시판허가 결과에 순항이 예고되는 것은, 지난달 중순 이뤄진 자문위원회 패널 투표 결과를 토대로 한다. 당시 논의에선 장기 지속형 GLP-1 유사체 세마글루타이드는 참석한 패널들의 만장일치로 승인 판정을 받았기 때문.
특히 제2형 당뇨병 성인 환자의 혈당 조절을 위해 식이습관과 운동요법에 더한 주 1회 용법으로, 세마글루타이드0.5mg과 1.0mg 용량 두 가지 품목 모두가 허가 권고됐다.
이제부터 주1회 주사하는 GLP-1 유사체 시장에는 본격 경쟁구도가 그려진다는 대목이다.
현재 국내의 경우 ▲사노피 릭수미아(릭시세나타이드) ▲아스트라제네카 바이에타(엑세나타이드) ▲노보 노디스크 빅토자(리라글루타이드) ▲릴리 트루리시티(둘라글루타이드) 등 4종의 GLP-1유사체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해외에서는 주1회 접종하는 GLP-1 유사체로 트루리시티 이외 아스트라제네카 엑세나타이드 서방형과 GSK 알비글루타이드 등이 있지만 트루리시티와의 점유 격차는 큰 편이다.
때문에 주1회 접종이라는 타이틀을 놓고 트루리시티와의 직접적인 경쟁은 불가피한 상황으로 풀이된다.
분당서울대병원 임수 교수는 "실제 환자들은 매일 주사를 맞아야 한다는데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내년에 진입할 것으로 기대되는 주1회 GLP-1 유사체 신약인 세마글루타이드의 경우, 이런 부분에 기대를 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매일'->'주1회' 스위칭 낙관적, 주1회 주사제 경쟁 서막
주1회 주사제의 경쟁이 실제 진료현장에 어느 정도의 파급력을 가질지엔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 최근 이와 관련한 흥미로운 조사 결과가 나왔다.
세마글루타이드의 처방권 진입이 초읽기에 들어간 미국 시장의 경우, 처방 전환에 있어 낙관전인 평가가 우세했다.
스위칭의 가장 중요한 이유로는 SUSTAIN 임상에서 나타난 유효성 프로파일과 주1회 투여라는 주사 스케쥴에서 강점이 꼽혔다.
지난 11월7일~14일까지 내분비내과 전문의를 대상으로 진행된 미의료전문지 메드스케이프의 리서치 결과에 따르면, 세마글루타이드 진입시 주사제 스위칭에 있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세마글루타이드를 처방하겠다'는 응답자 비율은 92%로, 이중 절반 가량이 세마글루타이드가 승인을 받은 지 한달 이내 처방을 진행할 의사임을 밝혔다.
또 약 30%는 '처방에 앞서 2개월~6개월을 지켜본다', 5%는 '승인 후 7개월~9개월까지는 처방을 보류하겠다'고 답했다.
응답자들 가운데에는 "모든 제2형 당뇨병 환자가 세마글루타이드의 처방 대상이 아니라, 이들 중 약 14% 정도가 주요 대상으로 기존 GLP-1제제에서 스위칭이 서서히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이를 테면 기존에 1일 1회 주사제 빅토자(리라글루타이드)를 처방 받던 환자가 21%에서 16%로 주는 한편 세마글루타이드로 전환을 고려하고 있고, 같은 주1회 트루리시티에서 약 9%의 환자가 세마글루타이드의 스위칭이 일어날 수 있을 것"이란 답변이 나오는 것이다.
한편 해당 조사에 참여한 내분비내과 전문의들은 "세마글루타이드의 SUSTAIN 임상들을 살펴보면 비교대상이 위약부터 시타글립틴, 인슐린 글라진 U100, 엑세나타이드 서방형까지 비교가 됐다"며 "결과를 종합해볼 때 향후 과체중이나 비만인 환자에서 한 가지 경구용 제제로 혈당 조절이 잘 되지 않는 경우엔 세마글루타이드의 사용이 효과적일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투표에 참여한 20%의 의료진의 경우, 세마글루타이드 임상에서 보여진 망막병증이나 과민반응 부작용에 대해서는 처방시 우려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