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자사 '퍼스트인클래스' 사랑법 "얼마면 되겠어"

원종혁
발행날짜: 2018-01-31 12:00:55
  • 상위 10개사 이익잉여금 400조원 규모 "상용화 임박 파이프라인 노린다"

특허절벽과 바이오시밀러 진입에 고전을 겪는 빅파마들이 혁신신약 물질 도입에 대거 자금을 쏟아 붓고 있다.

초기단계 기술도입 보다는, 상용화가 임박한 파이프라인을 가진 기업인수를 적극 검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시장규모가 큰 항암제, 자가면역제, 뇌질환 분야에서는 시장성이 돋보이는 '퍼스트인클래스' 제품 도입에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매출 상위 10개사들의 2016년도 평균 이익잉여금은 약 40조원(370억 달러)으로, 이들의 전체 합산금액은 400조원 규모에 달했다.

J&J, 노바티스, 화이자, 머크, 길리어드, 아스트라제네카, 사노피 등의 이익잉여금 보유액이 높았다.

업계 관계자는 "다국적제약사들의 주요 품목들이 줄줄이 특허절벽을 겪으며 성장둔화가 이어지고 있다. 신제품 출시에 갈증이 상당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상위 10개 외자사들의 기술도입과 인수합병 자금은 충분한 상황"이라며 "최근 미국시장에 통과된 세제개혁안에 따라 법인세율이 35%에서 20%로 낮아지면서 외자사들의 이익잉여금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러한 이익잉여금을 적극적 기업거래나 공격적 기술도입에 투자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외자사의 기업인수 거래는 올해 1월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행사인 'JP 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도 활발하게 포착됐다.

특히 후기 임상단계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바이오테크의 인수합병이 주를 이뤘다.

행사기간 당뇨약 특화 제약사인 노보노디스크는 희귀 중증 혈액응고장애 치료제 '카플라시주맙(허가신청 중)' 및 류마티스 건선약 '보바릴리주맙' 등을 보유한 벨기에 제약사 '아블링스'에 약 3조원의 인수 제안이 있었다.

또 골수종약 '레블리미드'와 건선약 '오테즐라'를 보유한 세엘진은 현재 3상중에 있는 JAK2 억제제 '페드라티닙'을 보유한 임팩트 '바이오메디신'을 약 1조2000억원에 인수했다.

다케다 또한 후기 파이프라인 확보차원에서 크론병 3상임상을 진행 중인 지방유래 줄기세포 치료제를 가진 'TiGenix' 인수를 6700억원에 합의한 것이다.

이외 후기 단계 임상 파이프라인 도입에 집중하는 외자사로는 길리어드를 빼놓을 수 없다.

길리어드는 블록버스터 매출을 보이는 B형간염약 비리어드(테노포비르)와 C형간염약 소발디(소포스부비르), 복합제 하보니 등을 선보이며 주목을 받았지만, 90%를 넘어서는 완치율로 글로벌 시장에 환자수가 감소하며 매출 하락이라는 직격탄을 맞았다.

이에 최근 블루오션으로 꼽히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을 비롯, 자가면역질환, 암질환 등에 주요 파이프라인 확보 전략을 펼치는 상황.

상용화를 앞둔 'CAR-T 치료제'를 포함한 T세포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가진 '카이트파마'를 작년 인수한데 이어, 고형암종에 관련 세포치료제를 개발하는 '셀디자인랩'도 최근 인수하면서 CAR-T 치료제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네릭을 비롯한 바이오시밀러 경쟁이 심화된 시장에 혁신의약품 도입 및 론칭에 집중적인 투자를 늘리고 있다"면서 "업계 트렌드를 보면 성장이 침체된 R&D 부서 인력을 대대적으로 감축하는 한편, 입수합병 방식으로 항암제나 뇌질환 등 특정 사업부를 확대 강화해 나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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