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투명했던 중소병원 평가 시행 가닥…300병상 이하 겨냥

발행날짜: 2018-12-06 05:30:58
  • 심평원, 자문회의 거쳐 이달 중 의평조 상정…중소병원들 "결국에는 줄 세우기"

시행이 불투명해 보였던 중소병원 적정성평가가 내년도 본격적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평가 대상으로는 문재인 정부 들어 소위 정리론까지 제기됐던 '300병상' 이하 의료기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6일 병원계에 따르면,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서초구 서울사무소에서 중소병원 적정성평가 진행을 위한 전문가 자문회의를 진행하고 본 평가 전환 여부를 논의했다.

현재 중소병원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적정성평가는 수술의 예방적 항생제, 폐렴, COPD 정도인 상태다. 하지만 이마저도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등과 비교해 볼 때 상대적으로 결과가 취약하고 기관 간 편차가 크다.

특히 평가 항목 중에서 질 향상 지원이 되는 항목은 사실상 부재한 상태로 중소병원 질 향상의 동기부여가 부족한 실정.

이에 따라 심평원은 지난해 중소병원 적정성평가를 위한 연구에 이어 예비평가를 진행한 뒤 본 평가 전환 여부를 저울질 하고 있었다.

하지만 전문가 자문회의 등을 통해 급성기와 재활, 정신병원 등 다양한 형태의 중소병원 전체를 아우르는 적정성평가를 진행하기에는 비현실적이라는 의견이 제기되면서 본 평가 전환이 어렵다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던 상황.

실제로 심평원 자문회의에 참석한 의료계 관계자는 "자문회의에 참석한 의료계 인사 대부분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이 때문에 전체적으로 시행이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며 "기본적으로 재활이나 정신병원은 입원기간이 길다. 반면 급성기 병원은 입원기간이 짧은데 이를 하나로 비교하기에는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그는 "중소병원을 하나로 묶는 평가지표가 부족하다. 평균 입원환자 수나 재원기간, 4인실 이상 보유비율 등 청구 자료가 기본 바탕이 되는 지표들"이라며 "하지만 심평원은 기본적으로 강행하겠다는 방침인데, 제시한 지표 등 적정성평가 자체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연구용역에서 제시된 중소병원 질 평가를 위한 단계적 실행 방안
이 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심평원은 이 달 중으로 개최할 의료평가조정위원회에서 중소병원 적정성평가를 포함한 내년도 신규평가 항목을 상정해 본 평가 전환 여부를 심의한다는 계획이다.

자문회의에서 심평원은 중소병원 적정성평가 주요 지표로 평균 입원환자 수와 재원일수, 4인실 병상 보유비율 등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의평조 심의를 거쳐 본 평가로 전환된다면 중소병원 적정성평가의 경우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300병상 이하 의료기관이 주요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수도권 A중소병원 원장은 "39병상과 299병상을 함께 대상에 올려 비교하는 것이 바람직한가"라며 "심평원은 현황파악 정도 수준으로 진행하자고 하는 데, 결국에는 줄 세우기로 이어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일반질평가의 경우 시행 당시에도 우려가 제기된 후 아직까지도 대상 병원에만 알려주고 있다"며 "환자경험평가의 경우도 결국에는 병원 간 줄 세우기로 이어지지 않았나. 해석과 표현의 문제인데 내용 자체가 무슨 의미로 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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