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통합 만성질환관리제를 두고 의료계 내부에서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의사회가 적극적 참여를 선언해 주목된다.

의료계가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이고 일선 개원가에 도움이 되는 정책인 만큼 우선 시행한 뒤 문제점을 고쳐가는 것이 타당하다는 결론이다.

서울시의사회 박홍준 회장은 16일 서울성모병원에서 열린 추계연수강좌에서 통합 만관제에 대한 입장을 이같이 정리했다.

박 회장은 "최근 의협 대의원회 운영위원회에서도 통합 만관제에 대한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함께 나왔다"며 "예상되는 여러가지 문제점은 있지만 가야할 길이라는 것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우선 시범사업 성격인 만큼 개선의 여지가 있는데다 투입되는 예산만 해도 800억원대에 달하는 만큼 분명히 개원의들에게는 도움이 된다"며 "참여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의사회는 소속 회원들에게 통합 만관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권고할 계획이다. 이미 가부에 대한 결정은 내려진 것이나 다름없다는 판단에서다.

박홍준 회장은 "현 시점에서 대한의사협회와 서울시의사회가 하자, 안 하자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며 "일단은 긍정적으로 시범사업에 참여하면서 문제점을 바로잡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고 전했다.

최근 일부 젊은 의사들 사이에서 새어나오고 있는 신규 개원 시장을 막는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바라볼 필요는 없다고 단언했다.

오히려 새롭게 시장에 들어오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것. 환자들의 선택권을 넓히는 입장에서도 마다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다.

박 회장은 "시범사업이 시작되면 오히려 새롭게 개원하는 원장들의 기회도 더욱 넓어지는 것"이라며 "제한된 수요 내에 있기 보다는 새로운 블루오션을 찾아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박명하 부회장도 "현재 의료계에 부익부 빈익빈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환자가 많은 원장들은 관심이 없을 것인 만큼 스스로 양보하게 되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평가제에 대해서도 서울시의사회는 적극적으로 나서 이를 확립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물론 속도조절을 비롯해 고민은 해나가겠지만 서울시가 주는 상징성 만큼 이를 위한 단초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박홍준 회장은 "전문가평가제야 말로 의료계가 꼭 해내야 할 과제"라며 "여러가지 왜곡된 시각도 나오고 있지만 자존감 회복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관철시켜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서울시의사회가 워낙 큰 규모로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만큼 속도 조절과 많은 고민이 필요하겠지만 시범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서울시의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의협과 긴밀하게 논의해가며 서울시의사회가 사업의 단초를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