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정부정책과 관련 깊다" vs 정부 "직접적 관련 근거 없다" 팽팽
정부, 전달체계개편 초안 선 공개 후 논의 계획 밝혀
상급종합병원으로 대표되는 환자쏠림현상을 두고 원인이 '문케어'때문인가 아닌가를 두고 전문가간 날선 공방이 이어졌다.
정부가 통계를 바탕으로 환자쏠림이 정부정책과 직접적 연관이 없다고 밝힌 가운데 의료계는 현장은 그렇지 않다며 반박했다.
하지만, 정부와 의료계 모두 대형병원 환자쏠림을 막기 위한 방안으로는 '의료전달체계 개편'을 해답으로 꼽았다.
이 같은 논의는 지난 1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보건복지위원회 위원(기동민‧김상희‧남인순‧맹성규‧오제세‧윤일규‧인재근‧정춘숙) 주최로 열린 '대형병원 환자집중 현황 분석을 위한 전문가 대토론회'에서 이뤄졌다.
먼저 이날 발제자로 나선 허윤정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평가연구소장은 의료이용 현황 비교분석 결과를 통해 대형병원 쏠림현상이 문케어와 직접적 관련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입원과 외래를 합친 진료비 증감률은 종합병원이 14.2%로 가장 크게 늘었으며 이어 ▲상급종합병원 ▲의원 10.8% ▲ 병원 9.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입내원일수를 살펴봤을 때도 종합병원의 증가폭이 모두 가장 크게 나와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외래 내원일수는 종합병원이 1년 새 4.7% 증가했고 이어 ▲병원 2.6% ▲의원 2.2% 등이 뒤를 이었으며 상급종합병원은 0.9%로 전체 종별 중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입원일수 역시 종합병원이 2.1%로 가장 크게 늘었는데 상급종합병원은 0.1% 늘어나는 것에 그쳤으며, 병원의 경우 거의 변동이 없고 의원은 6.2% 감소했다.
다만, 빅5병원은 나머지 상급종합병원과 사정이 조금 달랐다. 이들의 입내원일수만 별도로 분석해보니 외래는 4.7%, 입원은 4.3%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허윤정 소장은 "문재인케어 외에도 대형병원 의료이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많다"며 "의료이용 증가는 앞선 정권부터 이어진 지속적인 보장성 강화 정책의 누적효과 외에도 다양한 요인이 작용한 결과로 종합적인 해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대형병원 환자집중 현상이 급격히 가속됐거나 진료비가 급증했다고 보기는 불분명하다"며 "향후 추세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의료계, "통계나 탁상 이야기 답답해…현장은 다르다"
이 같은 심평원의 발표를 두고 공급자인 의료계는 현장의 상황은 다르다고 언급했다.
대한의사협회 이세라 기획이사는 "MRI 급여화 이후에 첫 달부터 촬영이 10%늘은 것으로 아는데 통계나 탁상에서 하는 이야기는 답답하다"며 "한 상급종합병원 교수는 감기환자 좀 안 봤으면 좋겠다고 할 정도다"고 지적했다.
이 기획이사는 이어 "심평원에 청구할 때 코드라는 것을 삭감 당하지 않는 방향으로 청구하게 돼 있어서 대한민국 의료정보는 허당이다"며 "좀 더 현실적으로 환자와 의사가 가까이 갈수 있고 나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라도 진료시간이 정확하게 지켜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대한병원협회 송재찬 상근부회장은 환자쏠림의 짐을 대형병원에만 지우면 안 된다고 언급했다.
송 부회장은 "민간보험이 발달한 미국에서도 중요한 수술은 사전승인을 받아서 하는 등 소비자를 통제하는 강력한 기전을 가지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모든 것을 환자 선택에 맡기 있는 상황에서 환자쏠림이 마치 상급종합병원이 죄인인 것 같다"고 비판했다
즉, 소비자의 의료패턴이 바뀌지 않는 한 상급종합병원이 상업적으로 환자를 유치하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
송 부회장은 "소비자는 영리하게 의료이용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를 유도하지 않는 한 상급종합병원이나 빅5병원을 죄인처럼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의료전달체계라는 같은 단어를 두고 생각하는 의미가 다른 만큼 이런 부분을 공유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여당, "대형병원 쏠림 갑작스런 변화 X"…정부, "전달체계 개편 이해득실 걸림돌"
한편, 국회 여당과 정부는 계속 진행되던 대형병원 환자쏠림을 '문 케어' 탓으로 돌리는 데는 어폐가 있다며 심평원 발표에 힘을 보탰다.
더불어민주당 조원준 전문위원은 "사람이 살이 찌는 것이 어제 먹은 야식 때문이 아니듯 쏠림현상 또한 문 케어로 인해 갑자기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며 "통계가 이를 보여준다고 생각하고 계속 움직이는 문 케어라는 거버넌스에 대한 논의가 네거티브한 쪽으로만 가선 안 된다"고 말했다.
또한 조 전문위원은 환자쏠림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전달체계를 언급함과 동시에 정부에도 일부 책임이 있다며 질책했다.
조 전문위원은 "환자쏠림이 전달체계와 맞닥뜨려져 있고 이를 기반으로 개편해야 된다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한다"며 "(전달체계개편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견이 좁은 건 빨리 추진하는 행보도 필요하지만 논의가 안 돼 협의가 어렵다고 말하는 것은 정부에도 책임이 있다는 생각이다"고 밝혔다.
이 같은 지적에 정부는 전달체계개편에 동의하면서도 이를 실현하기 위해선 모두가 일정부분 손해를 감수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 손영래 예비급여과장은 "전달체계개편을 하다보면 득실을 따지게 되는 과정이 많이 발생하고 어떤 곳은 손해로 인한 반대를 하게 된다"며 "정부는 단기적으로 수행할 정책을 이번 달 중에 초안으 만들어서 사회에 오픈시키고 논의하려는 방식을 고민중이다"고 언급했다.
기존에 사회적 협의체를 통해서 모든 득실을 처리하고 최종 결정은 하는 방식은 모두가 동의하는 안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초안을 공유해 사회적으로 의견을 구하고 조정을 하면서 논의를 이끌겠다는 것.
손 과장은 "보장성강화정책이 지속적으로 변하는 패키지이고 성공하려면 전달체계의 정리가 동반돼야 시너지가 날 것으로 본다"며 "그 과정에서 여러 사회적 부분이 있지만 다들 손해를 보는 것을 감수하고 나만 이익 본다는 자세는 지양해야 논의가 매끄럽게 이뤄질 것이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통계를 바탕으로 환자쏠림이 정부정책과 직접적 연관이 없다고 밝힌 가운데 의료계는 현장은 그렇지 않다며 반박했다.
하지만, 정부와 의료계 모두 대형병원 환자쏠림을 막기 위한 방안으로는 '의료전달체계 개편'을 해답으로 꼽았다.
이 같은 논의는 지난 1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보건복지위원회 위원(기동민‧김상희‧남인순‧맹성규‧오제세‧윤일규‧인재근‧정춘숙) 주최로 열린 '대형병원 환자집중 현황 분석을 위한 전문가 대토론회'에서 이뤄졌다.
먼저 이날 발제자로 나선 허윤정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평가연구소장은 의료이용 현황 비교분석 결과를 통해 대형병원 쏠림현상이 문케어와 직접적 관련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입원과 외래를 합친 진료비 증감률은 종합병원이 14.2%로 가장 크게 늘었으며 이어 ▲상급종합병원 ▲의원 10.8% ▲ 병원 9.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입내원일수를 살펴봤을 때도 종합병원의 증가폭이 모두 가장 크게 나와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외래 내원일수는 종합병원이 1년 새 4.7% 증가했고 이어 ▲병원 2.6% ▲의원 2.2% 등이 뒤를 이었으며 상급종합병원은 0.9%로 전체 종별 중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입원일수 역시 종합병원이 2.1%로 가장 크게 늘었는데 상급종합병원은 0.1% 늘어나는 것에 그쳤으며, 병원의 경우 거의 변동이 없고 의원은 6.2% 감소했다.
다만, 빅5병원은 나머지 상급종합병원과 사정이 조금 달랐다. 이들의 입내원일수만 별도로 분석해보니 외래는 4.7%, 입원은 4.3%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허윤정 소장은 "문재인케어 외에도 대형병원 의료이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많다"며 "의료이용 증가는 앞선 정권부터 이어진 지속적인 보장성 강화 정책의 누적효과 외에도 다양한 요인이 작용한 결과로 종합적인 해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대형병원 환자집중 현상이 급격히 가속됐거나 진료비가 급증했다고 보기는 불분명하다"며 "향후 추세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의료계, "통계나 탁상 이야기 답답해…현장은 다르다"
이 같은 심평원의 발표를 두고 공급자인 의료계는 현장의 상황은 다르다고 언급했다.
대한의사협회 이세라 기획이사는 "MRI 급여화 이후에 첫 달부터 촬영이 10%늘은 것으로 아는데 통계나 탁상에서 하는 이야기는 답답하다"며 "한 상급종합병원 교수는 감기환자 좀 안 봤으면 좋겠다고 할 정도다"고 지적했다.
이 기획이사는 이어 "심평원에 청구할 때 코드라는 것을 삭감 당하지 않는 방향으로 청구하게 돼 있어서 대한민국 의료정보는 허당이다"며 "좀 더 현실적으로 환자와 의사가 가까이 갈수 있고 나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라도 진료시간이 정확하게 지켜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대한병원협회 송재찬 상근부회장은 환자쏠림의 짐을 대형병원에만 지우면 안 된다고 언급했다.
송 부회장은 "민간보험이 발달한 미국에서도 중요한 수술은 사전승인을 받아서 하는 등 소비자를 통제하는 강력한 기전을 가지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모든 것을 환자 선택에 맡기 있는 상황에서 환자쏠림이 마치 상급종합병원이 죄인인 것 같다"고 비판했다
즉, 소비자의 의료패턴이 바뀌지 않는 한 상급종합병원이 상업적으로 환자를 유치하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
송 부회장은 "소비자는 영리하게 의료이용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를 유도하지 않는 한 상급종합병원이나 빅5병원을 죄인처럼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의료전달체계라는 같은 단어를 두고 생각하는 의미가 다른 만큼 이런 부분을 공유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여당, "대형병원 쏠림 갑작스런 변화 X"…정부, "전달체계 개편 이해득실 걸림돌"
한편, 국회 여당과 정부는 계속 진행되던 대형병원 환자쏠림을 '문 케어' 탓으로 돌리는 데는 어폐가 있다며 심평원 발표에 힘을 보탰다.
더불어민주당 조원준 전문위원은 "사람이 살이 찌는 것이 어제 먹은 야식 때문이 아니듯 쏠림현상 또한 문 케어로 인해 갑자기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며 "통계가 이를 보여준다고 생각하고 계속 움직이는 문 케어라는 거버넌스에 대한 논의가 네거티브한 쪽으로만 가선 안 된다"고 말했다.
또한 조 전문위원은 환자쏠림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전달체계를 언급함과 동시에 정부에도 일부 책임이 있다며 질책했다.
조 전문위원은 "환자쏠림이 전달체계와 맞닥뜨려져 있고 이를 기반으로 개편해야 된다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한다"며 "(전달체계개편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견이 좁은 건 빨리 추진하는 행보도 필요하지만 논의가 안 돼 협의가 어렵다고 말하는 것은 정부에도 책임이 있다는 생각이다"고 밝혔다.
이 같은 지적에 정부는 전달체계개편에 동의하면서도 이를 실현하기 위해선 모두가 일정부분 손해를 감수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 손영래 예비급여과장은 "전달체계개편을 하다보면 득실을 따지게 되는 과정이 많이 발생하고 어떤 곳은 손해로 인한 반대를 하게 된다"며 "정부는 단기적으로 수행할 정책을 이번 달 중에 초안으 만들어서 사회에 오픈시키고 논의하려는 방식을 고민중이다"고 언급했다.
기존에 사회적 협의체를 통해서 모든 득실을 처리하고 최종 결정은 하는 방식은 모두가 동의하는 안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초안을 공유해 사회적으로 의견을 구하고 조정을 하면서 논의를 이끌겠다는 것.
손 과장은 "보장성강화정책이 지속적으로 변하는 패키지이고 성공하려면 전달체계의 정리가 동반돼야 시너지가 날 것으로 본다"며 "그 과정에서 여러 사회적 부분이 있지만 다들 손해를 보는 것을 감수하고 나만 이익 본다는 자세는 지양해야 논의가 매끄럽게 이뤄질 것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