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의협도 분석심사에 일침 "의료계 갈등만 키울 것"

박양명
발행날짜: 2019-08-29 11:54:57
  • 성명서 통해 "전문가심사제 참여 위원, 거수기로 전락 가능성 높아"
    "진정한 전문가 심사 아냐" 제도의 부작용·한계점 지적

대한의사협회가 대학병원 교수들을 향해 분석심사에 참여하지 말라고 당부한 데 이어 대한병원의사협의회(이하 병의협)도 "의료계 내부 갈등만 심화시키는 제도"라며 힘을 실었다.

병의협은 29일 성명서를 통해 "분석심사의 전문가심사제도는 실효성 없이 정부의 면피용 도구로 이용될 것이며 의료계 내부 갈등만 심화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병의협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8월부터 하고 있는 분석심사 선도사업에 대해 연일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상황.

심평원은 분석심사 과정에서 의료 현장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는 취지로 전문가심사제도를 도입, 의학회와 의협, 대한병원협회 등에 위원 추천을 요청하고 있다.

전문가심사제도는 전문가심사위원회(PRC), 전문분과심의위원회(SRC)로 나눠진다. PRC는 권역 내 요양기관 모니터링, 분석 및 심층심사를 포함한 다양한 중재방안을 설정하고 수행한다. SRC는 심사주제에 대한 분석지표 개발 및 의학적 근거자료 마련 등 심사기반을 조성하고 전체적인 모니터링 및 PRC 운영 관리 업무를 한다.

병의협은 전문가심사제도 운영으로 발생할 수 있는 피해에 대해 이야기했다.

병의협은 "분석심사 업무흐름도를 보면 심층심사 기관으로 지정돼도 PRC에서 본격적인 심사를 하기 전에 심평원에서 필수점검 뿐만 아니라 지급보류 처리를 하고 의무기록 등을 요청해 집중 분석을 먼저한다"라며 "정보의 비대칭성과 시간적 제약 등의 이유로 PRC는 심평원의 분석 내용을 거의 그대로 승인하는 수준 이상의 결정을 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료계 내부에 심사 전문 인력이 없는 것도 전문가심사제도의 한계라고 했다.

병의협은 "지역의사회를 비롯해 전 의료계 내부적으로도 심사에 참여할 준비가 전혀 안 돼 있다"라며 "심사를 담당할 전문성 있는 인력이 의료계에는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가뜩이나 정부가 짜놓은 판에서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마당에 전문성 없는 인사들이 위원회에 참여하게 되면 의사들은 위원회 내부에서 거수기 역할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라며 "분석심사 내에서 전문가심사제도는 진정한 전문가 심사로 보기 어렵다"라고 꼬집었다.

또 "의사들이 직접 결정내리는 것으로 포장된 PRC나 SRC를 통해 심사를 받고 불이익을 받게 될 대상들이 바로 의료기관 및 의사"라며 "전문가심사제도는 의료계 내부 갈등도 촉발할 것이다. 자체적인 의료정책 수립 및 심사평가 역량이 갖춰지기 전까지는 제도를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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