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의료인 문신 허용에 피부과 의사들 발끈...수용 불가

박양명
발행날짜: 2019-10-11 10:37:35
  • 피부과 학회·의사회 "문신은 백해무익…돈과 건강 바꾸는 행위"
    간염, 에이즈, 헤르페스 등이 전파될 우려 높아...흉터 문제도 심각

정부가 규제혁신 일환으로 비의료인의 문신 등 반영구화장 시술이 가능토록 한다는 계획을 밝히자 피부과 의사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피부과 의사의 양심을 걸고 정부의 계획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대한피부과학회와 대한피부과의사회는 11일 성명서를 내고 "비의료인의 반영구 화장 문제를 경제활성화 명목으로 완전히 합법화 하는 것은 돈과 국민의 건강을 바꾸는 행위"라며 "피부과 전문의의 양심으로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국정현안 점검 조정회의를 열고 눈썹과 아이라인 등 반영구 화장의 비의료인 시실을 허용하기로 했다. 반영구 화장은 문신시술이다.

피부과 학회와 의사회는 "문신 시술은 암암리에 성행하는 것이 어느정도 사실인 만큼 많은 사람들이 차라리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올리는 것이 문제인가라고 생각한다"며 "피부과 전문의 입장에서는 법으로 허용하지 않아서 문신의 나쁜 면이 최소화 되고 있다는 게 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행법 판례상 문신시술은 침습성 의료행위로 의료인에게만 허용되고 있다"며 "혹자는 전세계에 유래 없는 규제라고 하지만 피부과 의사 입장에서는 전세계에서 가장 바람직한 선진적 법안"이라고 했다.

피부과 의사가 기득권을 놓지 않기 위해 반대한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피부과 학회와 의사회는 "피부과 의사가 문신을 합법적으로 할 수 있음에도 시술하는 병의원이 적은 이유는 문신의 위험성을 너무 잘 알기 때문"이라며 "문신이 정말 필요한 심각한 흉터, 탈모 등 삶의 질 향상에 필요할 때만 적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문신 합법화로 시술이 남발되면 문신제거 수요 증가로 피부과 전문의 수익은 크게 증가할 것"이라며 "돈만 놓고 본다면 결코 반대의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문신은 '백해무익'하다는 게 피부과 의사들의 공통된 의견. 문신 시술로 간염, 에이즈, 헤르페스 등이 전파될 수 있다. 문신이 발생시키는 알레르기, 흉터 사례도 쉽게 찾을 수 있다.

피부과 학회와 의사회는 "마음에 안드는 문신을 지우기 위한 경제적 성실 비용도 큰 문제"라며 "각종 연구에서 문신시술 후 한 달 안에 약 80%가 후회한다고 알려졌다. 문신 제거를 위해서는 고가의 레이저 치료로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의 비용이 든다"고 전했다.

피부과 학회와 의사회는 이미 5년 전부터 경찰청과 함께 문신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무료로 문신을 지우는 '사랑의 지우개' 사업을 해오고 있는 상황.

피부과 학회와 의사회 "정부는 공익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 법안 제정에 앞서 전문가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협의, 토론하길 바란다"며 "전문가는 다수를 바른 길로 끌고 갈 책임이 있다. 다수결이나 돈의 문제로 건강과 위생을 타협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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