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원주의대 원주기독병원 소화기내과 김문영 교수
[메디칼타임즈-대한간학회 산하 알코올연구회 공동 기획]오는 10월 20일 간의날을 맞아 메디칼타임즈와 알코올연구회가 알코올성 간질환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건강칼럼을 4회에 걸쳐 진행합니다. 최근 몇 년간 알코올성 간암의 유병률은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증상이 없어 진단되면 대부분 말기이며, 치료법도 매우 제한적이라 국내 생존율(5년)은 여전히 30%대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지만 대한민국 알코올 섭취량은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간질환에 대한 경각심도 낮은 현실입니다. 이에 따라 공동기획 칼럼에서는 실제로 간암을 치료하는 전문가들을 통해 알코올의 위험성을 돌아보고 건강하고 올바른 음주습관을 제시할 예정입니다.적정 알코올 섭취량이라는 것이 있을 수 있을까? 어려운 문제이다. 일부에서는 하루 한 잔의 레드 와인이 심혈관 질환 예방에 좋다고 하고 다른 한 쪽에서는 단 한 방울의 알코올도 몸에 해롭다고 한다.
순서는 아래와 같습니다.
1편) 늘어나고 있는 대한민국 음주량 실태는? - 가톨릭의대 부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이승원 교수
2편) 알코올 섭취량과 간질환의 상관관계 - 서울의대 보라매병원 소화기내과 김원 교수
3편) 전 세계가 권고하고 있는 적정 섭취량 - 연세원주의대 원주기독병원 소화기내과 김문영 교수
4편) 올바른 음주습관과 건강관리: 순천향의대 - 서울병원 소화기내과 장재영 교수
양측 모두 과학적 근거와 데이터가 아직 부족하고 논란이 있다. 사람이 살면서 좋든 싫든 술을 접하지 않을 수 없고, 술이 주는 사회적•정서적 효과도 무시할 것이 못되니 우리는 건강을 해치지 않고 술을 즐길 수 있는 적절한 접점을 찾게 된다.
그것이 적정음주(moderate drinking)라는 개념이다. 그럼 적정음주의 기준은 무엇일까? 아쉽게도 한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적정음주량이 제시된 바는 없다. 굳이 찾아 보자면 미국 국가알코올남용 및 중독연구소 (National Institute on Alcohol Abuse and Alcoholism, NIAAA)의 권고 기준을 볼 수 있다(표 1).
표 1. 음주량의 정의 (National Institute on Alcohol Abuse and Alcoholism, NIAAA)
NIAAA기준 적정음주는65세 미만 성인 남성의 경우 14 표준잔/주 이하이고 여성이나 65세 이상 남성의 경우 7표준잔/주 이하이다. 여기서 표준잔이라고 하면 알코올 14g을 의미한다. 이렇게 이야기 하면 실제 우리가 마시는 술로 바로 환산이 어렵다. 이것을 조금 더 쉽게 풀어 보면 아래의 표 2와 같다.
표 2. 음주량의 계산법
표 2에서 보는 바와 같이 미국의 기준으로 볼 때 일주일에 소주 4병까지는 적정음주에 속할 수 있고, 이것을 요즘 많이 마시는 소맥(가장 선호하는 비율 3:7 기준)으로 보면 하루에 4잔 정도까지는 괜찮은 것으로 보인다(이것도 맥주잔에 가득 채워 마시면 하루 2잔까지만 가능하다).
의학적으로도 지방간 질환이 발생했을 때,남성의 경우 주당 210g 이하,여성의 경우 주당 140g 이하의 알코올을 섭취한 경우 이 질환은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으로 진단한다. 그러나 이것은 실제 우리의 정서와 많은 차이가 있다.매일 소맥 4잔 정도를 마시는 것을 적절하다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절대적 기준은 없지만 미국인이 일반적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안인보다 체구가 크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우리에게는 맞지 않는 기준일 수 있다.또한 이러한 기준의 과학적 근거,예를 들어 이 정도의 알코올양이면 안전하다는 연구 자료가 부족하다.
일부에서는 하루 10g의 알코올 섭취도 해롭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특히 알코올이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은 성별 뿐 아니라 인종, 체질량, 유전적 소인 및 기저 동반 질환 등 많은 요소에 의해 영향을 받기 때문에 적정음주의 기준을 획일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알코올에 의한 급성 간손상은 폭음(binge drinking)에 의한 경우가 많다.NIAAA 기준에서 폭음은 2시간내에 5표준잔 이상을 마시는 경우로 정의한다. 이를 환산하면 2시간내에 소주 1.3병 정도를 마시는 경우다. 일반적 성인 남성이 저녁 회식 2시간 정도하는 동안에 소주를 한 병 조금 넘게 마시면 폭음을 하는 것이라고 진단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성인 남성에게는 낯설지 않은 상황이다.결국 미국NIAAA의 기준으로 보면 우리는 비록 일주일에 한 두 번 술자리를 하고, 일주일에 소주 4병 이하의 적정음주를 하고 있지만 반면에 한 번에 소주 1병이상을 마시는 폭음을 즐기는 그러한 독특한 음주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제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적정음주의 국내 기준은 명확하지 않고 미국 NIAAA 등에서 제시하는 기준을 우리나라에 적용하기에는 음주 스타일,인종적 차이 등에서 제한이 있고 과학적 근거도 미약하다. 적정음주를 정의하기 보다는 가능한 음주를 피하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기 노력하는 것이 더 현실적인 방안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참고문헌>
2013년 대한간학회 한국인 간질환 백서
2013년 대한간학회 알코올 간질환 진료 가이드라인
2018 EASL Clinical Practice Guidelines: Management of alcohol-related liver disea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