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대 허대석 교수
서울의대 허대석 교수, 변화한 병상운영 환경에 맞는 시스템 제안
선택진료 사라진 의료환경 '무한책임' 나서는 의료계에 화두 던져
입원전담전문의 제도가 시범사업에서 본사업으로의 전환을 예고하고 있는 반면 여전히 의료현장에서는 제도 안착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미국의 입원전담전문의(호스피탈리스트) 국내 도입 필요성을 최초로 주장했던 서울대병원 허대석 교수(혈액종양내과)는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그는 최근 전화인터뷰를 통해 정부 주도 정책의 한계점을 지적했다.
"병상 운영 환경 바뀌었는데 병원이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그는 입원전담전문의 제도를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봤다. 허 교수는 "입원환자 입장에서 최선이 무엇인지 고민하면 답이 나오는데 지금 각 병원들은 당장 전공의 빈자리를 채우고 정부에서 수가를 지급하면서 참여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꼬집었다.
즉, 입원전담전문의 제도 시행 목적이 병원의 입원환자 진료 질 개선 보다는 외적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는 얘기다.
그는 정부가 시범사업을 주도하면서 각 의료기관에 자율성 없이 추진되는 부분에서 아쉽다고 했다.
그는 "의료계가 어떻게 병원의 인적 자원과 병상을 운영하는게 합리적인지 고민해야하는데 정부 주도로 자율성 없이 운영해나가고 있는 것 같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특히 허 교수는 현재 진료과목별로 병실을 관리하는 상태에서는 효율적인 통합 관리가 어렵다고 봤다. 지금처럼 세부분과별로 구분하고 있는 병동을 통합해 운영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가령, 외과계도 흉부외과, 정형외과 등 각 진료과목별로 병동을 달리 운영하고 입원환자 관리도 달리하고 있는 상황. 이처럼 과별로 쪼개어진 병상 시스템에서는 제도 취지를 살려서 운영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결국 특정 진료과 병상은 해당 과 의사가 봐야한다는 것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게 아쉽다"며 "과거 내 환자라는 개념에서 외래부터 입원까지 책임져야한다는 틀을 깨지 못하고 있다. 환자 입장에서 안전한 것인지 고민해봐야한다"고 했다.
허 교수는 지금의 상태를 두고 병상 운영 환경이 바뀌었는데 병원들이 따라오지 못한 결과라고 봤다.
"서울대병원 입원전담의, 세분화된 병상에선 전임의 역할 못 벗는다"
또한 그는 최근 서울대병원이 내년초 51명까지 입원전담전문의를 대거 충원하겠다고 계획을 발표한 것과 관련, 운영 시스템에 대해서도 한마디했다.
그는 "입원전담전문의 제도 취지는 병동 환자를 통합적으로 케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인데 서울대병원의 제도는 그렇지 않다"며 "세부 분과별로 쪼개어서 병동을 나누고 세부 입원전담전문의를 운영하는 방식인데 이는 결국 교수들이 기득권을 내려놓지 못한 결과"라고 꼬집었다.
그는 병원 내 역학구조상 입원전담전문의는 전임의 다를 바 없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입원전담전문의가 통합병상 환자를 토탈케어 하는식이 돼야 실질적인 독립진료권을 갖을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입원전담전문의가 병동환자를 전담한다고 해도 해당 병동은 특정 전문과목 선임교수가 키를 잡고 있어 결국 지시를 받는 입장에 설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그는 이어 "의대생, 전공의(인턴) 교육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들은 통합적으로 접근해야하는데 현재 시스템에서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선택진료 폐지됐는데 왜 무한책임 못 벗나"
허 교수는 이와 같은 맥락에서 한발 더 나아가 정부의 정책 방향과 무관하게 무한책임에 나서고 있는 의료계를 향해서도 한마디 했다.
그는 "현 정부가 들어선지 2년이 넘었고, 새로운 질서에서 새로운 규범을 설정해야 하는데 의료계 내부에서 논의를 시작하지 않고 있어 아쉽다"며 "의사들은 과거의 틀에서 (처음 진료한 환자에 대해)무한책임을 지려고 하는데 그건 과잉욕심"이라고 했다.
과거 상급종합병원 중심의 선택진료 시스템에서는 환자가 아무개 교수를 찾아왔고, 제도 또한 그에 맞춰서 운영했지만 이미 선택진료가 사라진 상태에서는 그에 걸맞는 진료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는 "선택진료는 사라졌다. 제도가 뒷받침 하지 않는다. 그런데 왜 의사들은 여전히 과거 제도에서 못 벗어나고 있느냐"라면서 "더구나 환자쏠림이 극심한 상황에서 책임을 분명히 하지 않으면 위험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내 환자'라는 개념은 선택진료 제도를 전제로 적용했던 것으로 이제 선택진료가 사라진 만큼 변해야한다는 얘기다.
선택진료비가 사라진 상황에서 환자는 상급종합병원으로 몰려오고 여전히 의사들은 과거처럼 특정환자에 대해 외래부터 입원까지 무한책임에 나서는 것은 위험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교수가 무한책임을 지겠다는 것은 욕심이다. 누가 외래진료를 하고 입원환자를 돌볼 것인지 나누고 책임소재도 구분해야 한다"며 "정부가 제시하는 새로운 질서에 부합하는 새로운 규범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어 "입원전담전문의 제도 또한 과거 틀에서 벗어나 누가 입원환자를 돌보고 어디까지 외래환자를 진료할 것인지 선을 그어야 한다"며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해 의료계 내부에서 논의를 시작해야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입원전담전문의(호스피탈리스트) 국내 도입 필요성을 최초로 주장했던 서울대병원 허대석 교수(혈액종양내과)는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그는 최근 전화인터뷰를 통해 정부 주도 정책의 한계점을 지적했다.
"병상 운영 환경 바뀌었는데 병원이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그는 입원전담전문의 제도를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봤다. 허 교수는 "입원환자 입장에서 최선이 무엇인지 고민하면 답이 나오는데 지금 각 병원들은 당장 전공의 빈자리를 채우고 정부에서 수가를 지급하면서 참여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꼬집었다.
즉, 입원전담전문의 제도 시행 목적이 병원의 입원환자 진료 질 개선 보다는 외적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는 얘기다.
그는 정부가 시범사업을 주도하면서 각 의료기관에 자율성 없이 추진되는 부분에서 아쉽다고 했다.
그는 "의료계가 어떻게 병원의 인적 자원과 병상을 운영하는게 합리적인지 고민해야하는데 정부 주도로 자율성 없이 운영해나가고 있는 것 같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특히 허 교수는 현재 진료과목별로 병실을 관리하는 상태에서는 효율적인 통합 관리가 어렵다고 봤다. 지금처럼 세부분과별로 구분하고 있는 병동을 통합해 운영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가령, 외과계도 흉부외과, 정형외과 등 각 진료과목별로 병동을 달리 운영하고 입원환자 관리도 달리하고 있는 상황. 이처럼 과별로 쪼개어진 병상 시스템에서는 제도 취지를 살려서 운영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결국 특정 진료과 병상은 해당 과 의사가 봐야한다는 것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게 아쉽다"며 "과거 내 환자라는 개념에서 외래부터 입원까지 책임져야한다는 틀을 깨지 못하고 있다. 환자 입장에서 안전한 것인지 고민해봐야한다"고 했다.
허 교수는 지금의 상태를 두고 병상 운영 환경이 바뀌었는데 병원들이 따라오지 못한 결과라고 봤다.
"서울대병원 입원전담의, 세분화된 병상에선 전임의 역할 못 벗는다"
또한 그는 최근 서울대병원이 내년초 51명까지 입원전담전문의를 대거 충원하겠다고 계획을 발표한 것과 관련, 운영 시스템에 대해서도 한마디했다.
그는 "입원전담전문의 제도 취지는 병동 환자를 통합적으로 케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인데 서울대병원의 제도는 그렇지 않다"며 "세부 분과별로 쪼개어서 병동을 나누고 세부 입원전담전문의를 운영하는 방식인데 이는 결국 교수들이 기득권을 내려놓지 못한 결과"라고 꼬집었다.
그는 병원 내 역학구조상 입원전담전문의는 전임의 다를 바 없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입원전담전문의가 통합병상 환자를 토탈케어 하는식이 돼야 실질적인 독립진료권을 갖을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입원전담전문의가 병동환자를 전담한다고 해도 해당 병동은 특정 전문과목 선임교수가 키를 잡고 있어 결국 지시를 받는 입장에 설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그는 이어 "의대생, 전공의(인턴) 교육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들은 통합적으로 접근해야하는데 현재 시스템에서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선택진료 폐지됐는데 왜 무한책임 못 벗나"
허 교수는 이와 같은 맥락에서 한발 더 나아가 정부의 정책 방향과 무관하게 무한책임에 나서고 있는 의료계를 향해서도 한마디 했다.
그는 "현 정부가 들어선지 2년이 넘었고, 새로운 질서에서 새로운 규범을 설정해야 하는데 의료계 내부에서 논의를 시작하지 않고 있어 아쉽다"며 "의사들은 과거의 틀에서 (처음 진료한 환자에 대해)무한책임을 지려고 하는데 그건 과잉욕심"이라고 했다.
과거 상급종합병원 중심의 선택진료 시스템에서는 환자가 아무개 교수를 찾아왔고, 제도 또한 그에 맞춰서 운영했지만 이미 선택진료가 사라진 상태에서는 그에 걸맞는 진료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는 "선택진료는 사라졌다. 제도가 뒷받침 하지 않는다. 그런데 왜 의사들은 여전히 과거 제도에서 못 벗어나고 있느냐"라면서 "더구나 환자쏠림이 극심한 상황에서 책임을 분명히 하지 않으면 위험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내 환자'라는 개념은 선택진료 제도를 전제로 적용했던 것으로 이제 선택진료가 사라진 만큼 변해야한다는 얘기다.
선택진료비가 사라진 상황에서 환자는 상급종합병원으로 몰려오고 여전히 의사들은 과거처럼 특정환자에 대해 외래부터 입원까지 무한책임에 나서는 것은 위험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교수가 무한책임을 지겠다는 것은 욕심이다. 누가 외래진료를 하고 입원환자를 돌볼 것인지 나누고 책임소재도 구분해야 한다"며 "정부가 제시하는 새로운 질서에 부합하는 새로운 규범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어 "입원전담전문의 제도 또한 과거 틀에서 벗어나 누가 입원환자를 돌보고 어디까지 외래환자를 진료할 것인지 선을 그어야 한다"며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해 의료계 내부에서 논의를 시작해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