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이봉진 교수팀, 소아 응급환자 138만여명 데이터 분석
소아 중증도 낮게 판단할 확률 레지던트>응급구조사>전문의 순
응급실을 찾는 소아청소년 환자의 중증도 분류 과정에서 단순 활력징후만 반영하도록 하는 현재 가이드라인은 한계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소아 환자는 아프다는 특수 환경에서 울음 등의 이유로 호흡수, 심박수 등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질 수 있는데, 의료진의 경험 정도에 따라 활력징후 가이드라인을 엄격하게 반영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응급환자 분류(triage) 관련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소아 환자의 호흡수, 심박수 같은 활력징후가 너무 높거나 낮으면 분류 단계(level)를 올려야한다.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이봉진 교수팀은 2016년 1~12월 응급실을 찾은 15세 이하 소아환자 138만5579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대한의학회지(JKMS) 최신호에 발표했다.(doi.org/10.3346/jkms.2020.35.e102)
눈길을 끄는 점은 소아 환자 중증도를 분류하는 주체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진다는 것이었다. 중증도 분류를 위한 주요 지표인 활력징후(호흡수, 심박수) 측정 후 판단 과정에서 환자의 건강 상태를 고려하기보다는 병원의 정책과 상황 등의 비의료적 요인이 작용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결과를 보면 소아 응급환자의 중증도를 낮게 판단할 확률은 응급의학과 레지던트가 50.5%로 가장 높았고 응급구조사 47.7%,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44.9%, 간호사 44.2% 순으로 나타났다.
소아 환자는 성인보다 상대적으로 감정 조절이 쉽지 않아 활력징후 측정 시점에 따라 중증도 구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레지던트일수록 활력징후를 측정한 바로 그때 수치를 중증도에 그대로 반영하기보다는 '과장됐을 것'이라는 생각이 작용해 중증도를 낮게 평가하는 경항이 있다는 것이다.
또 지역응급센터가 권역응급센터 보다 중증도를 낮게 평가할 확률이 1.13배 더 높았다. 권역응급센터에서 일하는 응급의학과 전문의와 레지던트가 중증도를 낮게 평가할 확률은 56.8%로 특히 높았다.
반면 지역응급센터에서 일하는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소아 환자 중증도를 낮게 평가할 확률은 43.2%에 그쳤다.
연구진은 이 같은 현상을 우리나라 건강보험 시스템에서 찾았다.
연구진은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에서는 전문의가 한국형 응급환자 분류도구(KTAS)에 따라 중증 환자를 치료하면 수익이 더 크다"라며 "일부 병원은 추가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도 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환자의 건강 상태가 아닌 비의료적 요인이 중증도 분류에서 작용하는 것은 환자 분류 체계의 정확도 자체가 흔들릴 수 있는 문제"라며 "아무리 환자분류 체계를 잘 만들어졌다고 하더라도 환자 분류 주체자의 주관적 평가가 들어가면 신뢰도에 영향을 미친다"라고 지적했다.
연구진이 내놓은 대안은 소아 응급 환자 분류 기준을 보다 세부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
연구진은 "심박수와 맥박수가 연령별 평균과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에 따라 중증도가 증가한다거나 위험이 눈에 띄게 높아진다는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라며 "소아 응급실을 찾는 환자가 불안과 과민 상태에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활력징후 수치와 중증도 판단 주체의 격차를 좁히기 위한 세부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또 "발열도 심박수와 호흡수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중증도 분류 기준에 반영할 수 있겠다"라면서도 "심박수나 호흡수가 중증도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긴급한 치료가 필요한지는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소아 환자는 아프다는 특수 환경에서 울음 등의 이유로 호흡수, 심박수 등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질 수 있는데, 의료진의 경험 정도에 따라 활력징후 가이드라인을 엄격하게 반영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응급환자 분류(triage) 관련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소아 환자의 호흡수, 심박수 같은 활력징후가 너무 높거나 낮으면 분류 단계(level)를 올려야한다.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이봉진 교수팀은 2016년 1~12월 응급실을 찾은 15세 이하 소아환자 138만5579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대한의학회지(JKMS) 최신호에 발표했다.(doi.org/10.3346/jkms.2020.35.e102)
눈길을 끄는 점은 소아 환자 중증도를 분류하는 주체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진다는 것이었다. 중증도 분류를 위한 주요 지표인 활력징후(호흡수, 심박수) 측정 후 판단 과정에서 환자의 건강 상태를 고려하기보다는 병원의 정책과 상황 등의 비의료적 요인이 작용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결과를 보면 소아 응급환자의 중증도를 낮게 판단할 확률은 응급의학과 레지던트가 50.5%로 가장 높았고 응급구조사 47.7%,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44.9%, 간호사 44.2% 순으로 나타났다.
소아 환자는 성인보다 상대적으로 감정 조절이 쉽지 않아 활력징후 측정 시점에 따라 중증도 구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레지던트일수록 활력징후를 측정한 바로 그때 수치를 중증도에 그대로 반영하기보다는 '과장됐을 것'이라는 생각이 작용해 중증도를 낮게 평가하는 경항이 있다는 것이다.
또 지역응급센터가 권역응급센터 보다 중증도를 낮게 평가할 확률이 1.13배 더 높았다. 권역응급센터에서 일하는 응급의학과 전문의와 레지던트가 중증도를 낮게 평가할 확률은 56.8%로 특히 높았다.
반면 지역응급센터에서 일하는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소아 환자 중증도를 낮게 평가할 확률은 43.2%에 그쳤다.
연구진은 이 같은 현상을 우리나라 건강보험 시스템에서 찾았다.
연구진은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에서는 전문의가 한국형 응급환자 분류도구(KTAS)에 따라 중증 환자를 치료하면 수익이 더 크다"라며 "일부 병원은 추가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도 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환자의 건강 상태가 아닌 비의료적 요인이 중증도 분류에서 작용하는 것은 환자 분류 체계의 정확도 자체가 흔들릴 수 있는 문제"라며 "아무리 환자분류 체계를 잘 만들어졌다고 하더라도 환자 분류 주체자의 주관적 평가가 들어가면 신뢰도에 영향을 미친다"라고 지적했다.
연구진이 내놓은 대안은 소아 응급 환자 분류 기준을 보다 세부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
연구진은 "심박수와 맥박수가 연령별 평균과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에 따라 중증도가 증가한다거나 위험이 눈에 띄게 높아진다는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라며 "소아 응급실을 찾는 환자가 불안과 과민 상태에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활력징후 수치와 중증도 판단 주체의 격차를 좁히기 위한 세부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또 "발열도 심박수와 호흡수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중증도 분류 기준에 반영할 수 있겠다"라면서도 "심박수나 호흡수가 중증도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긴급한 치료가 필요한지는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