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가간다]포스트 코로나 준비 나선 H+양지병원 찾아가보니
응급실-진료부스 이동문 뚫고 감염병 응급환자 선별 공간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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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한다
H+양지병원의 워크 스루 시설은 응급실 주차장 한켠을 차지하고 있었다. 규모는 24평. 4월 27일 기준, 총 2726건의 코로나19 진단(RT-PCR검사)를 해낸 시설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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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양지병원이 처음 '워크 스루'를 진료 현장에 도입한 것은 3월 16일. 이후로 진화를 거듭하면서 최근에는 휠체어를 탄 장애인은 물론 코로나19 의심 응급환자를 진단할 수 있는 시설까지 갖췄다.
워크 스루 동선을 따라 이동해봤다. 1, 2, 3 순서표가 한눈에 들어왔다. 1번칸에서는 모바일 문진부터 시작했다. 이어 2번 체온측정에 이어 3번칸으로 들어가면 전문의 진료에 이어 검체채취를 실시한다. 검체채취 진료부스에는 청진기까지 걸어두고 환자 진료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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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휠체어 장애인을 체온측정을 실시하는 2번칸에서 검체를 체취할 수 있도록 한 시설을 마련한 것이 눈에 띄었다.
응급환자가 구급차를 타고 내리면 별도로 마련한 출입구를 통해 3번칸으로 이동하면 검체검사, 엑스레이 등 검사가 원스톱으로 가능했다. 문진-체온측정-검체채취(진료부스) 코스 덕분에 하루 최대 100명까지 검사했을 당시에도 환자 대기줄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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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의료인력은 총 8명. 전문의 1명, 간호사 2명, 병리사 1명, 코디네이터 1명, 행정요원 2명(원무, 안내), 소독지원 1명이 워크 스루를 지키고 있었다.
하지만 정부가 밝힌 생활방역으로 전환하면 그 시점에 맞춰 최소한의 인력으로 효율화를 꾀할 예정이다. 그 일환으로 마련한 것이 워크 스루 내 의료진이 있는 공간과 응급실을 잇는 문을 마련한 것.
워크 스루에 상시 대기하던 체제에서 환자가 내원하면 응급실에서 의료진이 즉각 이동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꾀한 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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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어 "응급실에도 환자 트리아지 공간이 있지만, 감염병은 별도의 트리아지 공간이 필요하다"며 "워크 스루는 코로나19 이외 다른 신종 감염병을 대비한 시스템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학병원도 부럽지 않은 감염관리 시스템
H+양지병원 워크 스루의 핵심은 검체 채취 이외 진료와 엑스레이 촬영까지 가능하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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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환자는 물론 의료진의 감염관리도 물 샐 틈이 없어보였다. 검체 채취 공간은 환자 한명만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좁은 공간. 투명한 유리 위에 비닐을 부착하고 환자 당 교체했다. 검사 시 재채기 등 비말이 남아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환자 한명당 비닐을 교체하는 것 이외에도 매번 소독과정을 거친다. 일단 소독약(옥시빌티비)으로 내부를 모두 닦아낸 후에 헤파필터(부스 내부 압력 -20.0Pa이상)를 설치해 소독과정을 거친다. 자외선 소독기도 함께 가동한다. 소독을 마치면 '소독중' 불이 꺼지고 '소독완료'에 불이 들어온다. 새로운 환자 검사가 가능하다는 표시다.
검체 채취에서부터 엑스레이 촬영까지 모든 공간은 의료진과 환자의 공간을 명확하게 구분하고 있었다. 환자의 공간에 있는 의료진은 레벨D 방호복에 고글까지 착용하고 있었다. 장갑은 이중으로 착용하고 방호복 위에 비닐 앞치마를 입고 환자 한명 검사할 때마다 교체했다. 교차감염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현재 H+양지병원의 워크 스루는 부산 남구보건소에서 운영 중인 워크 스루와 함께 'K-워크 스루'로 특허 출원 중이다. 마침 당일에는 미국의 한 의료법인 기관으로부터 주문 요청이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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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어 "정부가 아프리카 등 저개발국가 지원에 워크 스루 모델을 활용한다면 의미가 남다를 것 같다"며 "국내 공간이 협소한 중소병원들에게 선별진료소 모델의 또 하나의 선택지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