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 의약학술팀 기자
과거 의사협회를 출입했던 기자로서 격세지감을 느낀다.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비대면 기조가 확산되면서 다시 원격의료 이슈가 부면 위로 부상했다. 과거와 다른 점은 의료진 내부의 반발 심리가 누그러졌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이후의 세상에 원격의료가 한몫을 담당할 것이란 전망도 속속 나온다. 원격의료를 경험한 A교수는 "생각보다 완벽해 놀랐다"고 평했다. 스마트폰으로 환자와 실시간 상담과 나누고, 카메라를 통해 병변을 확인하는 과정이 기대 이상으로 깔끔했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놀란 부분은 원격의료의 기술적 완성도가 아니다. 이런 의견이 의료진 입에서 스스럼없이 나왔다는 점이었다. 과거엔 내부의 아젠다 단속에 의해 이야기 말미엔 "오프 더 레코드를 부탁한다"는 말이 의례 따라 붙었기 때문이다.
전임 집행부에 몸담았던 의협 고위 임원도 비슷한 이야기를 전했다. 세상이 변했다고. 의사들의 '반대'만으로는 원격의료를 막을 명분도, 힘도 없다는 말이 그의 입에서 나왔다. 그 역시 과거 원격의료 투쟁 전선에서 앞장섰던 인물이다.
작년 출장차 들른 미국에서 흥미로운 몇가지 장면을 봤다. 미국당뇨병학회는 연속측정기술(CGM)이 어떻게 환자의 관리 및 예후에 기여를 하는지, 그 가능성을 리얼월드데이터로 최초 공개했다. 국제 당뇨병 전문가 패널을 결성, CGM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결정한 것도 당뇨병 치료에 있어서의 기술의 위상 변화를 나타낸다.
의학과 기술은 서로가 서로의 발전을 견인했다. 수술 향상을 위해 새로운 기술이 연구되기도 하고, 새로운 기술이 의학의 발전을 이끌기도 했다. 최근 5년간 의학의 발전을 이끈 건 누가 뭐라고 해도 기술이다. 빅데이터, AI, 왓슨, 블록체인이 과거 경험하지 못한 의료계의 새 풍경을 만들고 있다.
미국은 원격의료를 법제화했다. 무려 23년 전 일이다. 원격의료 반대 기치를 내걸고 2만 여명의 의사들이 여의도로 집결한 2013년. 다시 7년이 지났다. 누구나의 손에 스마트폰이 쥐어졌고, 그 스마트폰으로 업무는 물론 홈뱅킹, 넷플릭스 시청과 같은 여가 활동도 해결된다. 스스로 주행하는 자율주행차까지 상용화된 세상이다.
막연한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오진 가능성이라는 문구는 더 이상 먹히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일반약 약국외 판매 반대의 가장 큰 논리였던 부작용 이슈도 결국 환자 효용 증대 앞에 무너졌기 때문이다. "안 된다"는 주장만으로는 국민을 설득할 당위성이 떨어진다는 뜻이다.
"오진의 위험성 때문에 원격의료의 도입에 반대한다"는 주장의 순수성을 의심하지는 않는다. 다만 원격의료의 부작용을 어떻게 줄이고 어떤 방식을 도입해야 환자의 효용이 높이냐는 본질적인 논의가 선행되지 않는다면, 의협은 제 밥그릇 챙기는 집단으로 매도될 가능성이 높다.
규제로 새로운 기술을 원천봉쇄한 '타다'식 배드 엔딩에 원성을 산 건 정부가 아니었다는 점을 곱씹을 필요가 있다. 안 된다는 논리 하나로는 버티기엔 말 그대로 시대가 변했다.
코로나19 이후의 세상에 원격의료가 한몫을 담당할 것이란 전망도 속속 나온다. 원격의료를 경험한 A교수는 "생각보다 완벽해 놀랐다"고 평했다. 스마트폰으로 환자와 실시간 상담과 나누고, 카메라를 통해 병변을 확인하는 과정이 기대 이상으로 깔끔했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놀란 부분은 원격의료의 기술적 완성도가 아니다. 이런 의견이 의료진 입에서 스스럼없이 나왔다는 점이었다. 과거엔 내부의 아젠다 단속에 의해 이야기 말미엔 "오프 더 레코드를 부탁한다"는 말이 의례 따라 붙었기 때문이다.
전임 집행부에 몸담았던 의협 고위 임원도 비슷한 이야기를 전했다. 세상이 변했다고. 의사들의 '반대'만으로는 원격의료를 막을 명분도, 힘도 없다는 말이 그의 입에서 나왔다. 그 역시 과거 원격의료 투쟁 전선에서 앞장섰던 인물이다.
작년 출장차 들른 미국에서 흥미로운 몇가지 장면을 봤다. 미국당뇨병학회는 연속측정기술(CGM)이 어떻게 환자의 관리 및 예후에 기여를 하는지, 그 가능성을 리얼월드데이터로 최초 공개했다. 국제 당뇨병 전문가 패널을 결성, CGM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결정한 것도 당뇨병 치료에 있어서의 기술의 위상 변화를 나타낸다.
의학과 기술은 서로가 서로의 발전을 견인했다. 수술 향상을 위해 새로운 기술이 연구되기도 하고, 새로운 기술이 의학의 발전을 이끌기도 했다. 최근 5년간 의학의 발전을 이끈 건 누가 뭐라고 해도 기술이다. 빅데이터, AI, 왓슨, 블록체인이 과거 경험하지 못한 의료계의 새 풍경을 만들고 있다.
미국은 원격의료를 법제화했다. 무려 23년 전 일이다. 원격의료 반대 기치를 내걸고 2만 여명의 의사들이 여의도로 집결한 2013년. 다시 7년이 지났다. 누구나의 손에 스마트폰이 쥐어졌고, 그 스마트폰으로 업무는 물론 홈뱅킹, 넷플릭스 시청과 같은 여가 활동도 해결된다. 스스로 주행하는 자율주행차까지 상용화된 세상이다.
막연한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오진 가능성이라는 문구는 더 이상 먹히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일반약 약국외 판매 반대의 가장 큰 논리였던 부작용 이슈도 결국 환자 효용 증대 앞에 무너졌기 때문이다. "안 된다"는 주장만으로는 국민을 설득할 당위성이 떨어진다는 뜻이다.
"오진의 위험성 때문에 원격의료의 도입에 반대한다"는 주장의 순수성을 의심하지는 않는다. 다만 원격의료의 부작용을 어떻게 줄이고 어떤 방식을 도입해야 환자의 효용이 높이냐는 본질적인 논의가 선행되지 않는다면, 의협은 제 밥그릇 챙기는 집단으로 매도될 가능성이 높다.
규제로 새로운 기술을 원천봉쇄한 '타다'식 배드 엔딩에 원성을 산 건 정부가 아니었다는 점을 곱씹을 필요가 있다. 안 된다는 논리 하나로는 버티기엔 말 그대로 시대가 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