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 법인을 통해 1억원 이상의 고가 차량을 리스와 렌트해 타는 의사가 2410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더불어민주당 고영인 의원(안산단원갑, 보건복지위)은 29일 "22개 차량 리스업체로부터 받은 ‘의료기관 리스·렌트 자동차 현황’을 분석한 결과 회사 돈으로 1억원 이상의 슈퍼카를 빌려 타는 의료기관 종사자가 3년 전보다 68% 급증한 2410명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지난 6월 기준 의료기관이 리스·렌트한 취득가액 1억원 이상의 차량이 2410대인 것으로 집계됐다. 2018년 1432대 대비 3년 만에 68%가 증가한 수치이다.

의료기관 종사자들 중 3억 이상의 리스 차량도 36대나 확인됐다.

1억 이상 리스·렌트 차량 2410대 중 25.8%인 598명은 독일제 차량 대여를 전문으로 하는 벤츠캐피털과 BMW파이낸셜 차량을 리스 또는 렌트 했다.

고영인 의원은 차량가액이 1억원이 넘는 국내 차량은 현대 제네시스 G90모델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렌트 차량 중 상당 비율이 해외 수입차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의료기관에서 리스·렌트한 고액 차량이 탈세 수단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행 소득세법과 법인세법에 따르면 사업자의 업무용 차량에 한해 차 값 뿐 아니라 취득세, 자동차세와 보험료, 유류비 등 유지비까지 경비 처리가 가능하다. 개인 소득에 부과돼야 할 세금이 소득으로 산출되기 전 법인 경비처리 과정에서 감면되는 문제가 발생하는 셈이다.

고영인 의원은 "의원·병원 등 의료기관의 업무용 차량으로 1억원이 넘는 고급 승용차를 리스·렌트하여 사용하는 것은 절세라는 가면을 쓴 명백한 탈세"라면서 "향후 복지부 등 당국이 의료기관의 업무용 차량에 대한 개념을 명확히 하고 과세당국의 투명한 규제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