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 조병식 교수팀, 노인포괄평가 유용성 입증
신체기능 및 우울척도가 사망률·생존율 예측 유용한 지표
국내 연구진이 고령 급성골수성백혈병 항암치료 시 합병증과 생존율을 예측할 수 있는 '평가도구'를 개발해냈다.
특히 해당 평가도구는 고령의 백혈병 환자의 숨겨진 장애를 발견하는데 유용한 것으로 나타나 향후 환자별 최적화된 항암 맞춤치료에 적극 활용될 전망이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조병식 교수팀(제1저자 민기준)은 '고령의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에게서 노인포괄평가를 통한 표준 항암화학요법 후 합병증 및 생존율 예측'한 연구 결과를 3일 공개했다.
급성골수성백혈병은 평균 발병 연령이 65~67세인 노인성 혈액암이다. 60세 이상 고령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는 젊은 환자와는 다른 백혈병의 유전적 특성과 노령화에 따른 장기 기능 저하 및 전신수행능력 감소로 인해 불량한 예후를 보인다.
그나마 최근 표준 항암화학요법이 불가능한 고령 환자에서 표적치료제(베네토클락스, venetoclax)를 포함한 병합 치료가 새로운 1차 치료로 소개돼 향상된 치료 성적을 보이고 있다.
고령 환자에서 표준 항암화학요법의 적합성을 평가할 때 나이(75세 미만)와 전신수행능력 및 동반질환 유무를 확인한다. 하지만 적합하다고 판단된 환자들이 치료과정에서 합병증과 늦은 회복으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빈번하다.
따라서 고령 환자들 개개인별 차이점과 회복능력을 정확하게 평가해 이에 기반한 맞춤치료를 선택할 수 있게 하는 이상적 평가방법 개발을 위한 연구가 계속돼 왔다.
하지만, 급성골수성백혈병에서는 노인포괄평가의 유용성이 확실히 입증되지 않아 사용이 제한돼 왔다.
이 가운데 조 교수팀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표준 항암화학요법을 이용해 치료받은 60세 이상 고령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 105명을 대상으로 치료 전 노인포괄평가를 시행해 다양한 평가항목 중 어떤 항목들이 치료 관련 합병증 및 사망률‧생존율 예측에 유용한지 분석했다.
분석 결과, 표준 항암치료에 적합하다고 판단된 환자들의 92%가 1개 이상의 항목에서 이상소견을 갖고 있었다. 특히 인지기능장애가 확인되는 경우 항암치료 기간 중 합병증이 증가했고 인지기능장애가 있는 환자의 입원기간이 연장됐다.
이를 통해 조 교수팀은 노인포괄평가 방법은 고령의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의 숨겨진 장애를 발견하는데 유용했으며 특히 신체기능, 인지기능, 및 정서상태의 장애는 치료과정에서의 합병증 발생 위험도 및 생존율을 예측하는 기초자료로 사용될 수 있음이 입증됐다고 봤다.
조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노인포괄평가는 진료 현장에서 고령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의 초기 치료방법 선택의 지표로 활용되어 치료의 패러다임이 바뀌게 될 것"이라며 "후속으로 백혈병 진단 시 발견된 신체, 정신, 인지 장애를 적절한 치료를 통해 개선시켜 항암치료 성적을 향상시킬 수 있을 지 검증하는 연구와 저강도 항암치료에서 노인포괄평가의 역할 분석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해당 연구 결과는 미국 혈액학회 공식 저널인 'Blood'에 정식 게재에 앞서 1월 12일자로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미국 웨이크포레스트대(Wake Forest Health Sciences)의 하이디 클레핀(Heidi Klepin) 교수는 'Blood' 저널에 특별 기고를 통해 "이번 연구는 표준 항암화학요법에 대한 적합성 평가 방법으로 노인포괄평가의 유용성을 동양 환자에서 확인해 서양의 초기 연구의 결과를 효과적으로 검증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뿐만 아니라 항암치료 과정에서 합병증 예측에도 효과적임을 새롭게 발견해 노인포괄평가가 백혈병 환자의 치료 적합성 평가를 위해 전 세계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근거로서 활용될 것"이라고 논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