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기획이사 임기 4월 끝…공개모집 절차 시작도 안해
1년 연임 관측 솔솔…"내부 승진 자리라 연임 쉽지 않아절차" 추측도
대통령 선거 영향으로 보건복지부 산하 기관의 임원 임명이 지연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내부 살림살이를 책임지는 '기획이사'의 임기가 오는 4월 끝나지만 아직 공모도 진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임기 마무리 시점의 임원이 있는 정부 산하 공공기관이라면 모두 해당되는 현상이다.
건보공단 김덕수 기획상임이사는 오는 4월 말 2년의 임기가 끝난다. 건보공단 기획이사는 기관 내 조직 운영, 재정관리 등을 담당하는 자리로 기획조정실, 법무지원실, 재정관리실 및 국민소통실 등을 관장하고 있다.
김 이사는 현 정부에서 문재인 케어로 불리는 보장성 강화 정책을 추진하면서 건보재정 관리를 도맡아 왔다. 실제 건보공단은 지난해 현금흐름 기준 건강보험 재정이 2억8229만원 늘어 누적 적립금 20조2410억원을 기록했다는 성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처럼 기획이사 임기가 마무리되는 시점이지만 건보공단은 신임 이사 임명을 위한 공개 모집 절차 자체를 진행하지 않고 있는 상황.
공개모집 공지를 하고 임원추천을 위한 별도의 위원회를 꾸리는 등의 과정을 생각하면 적어도 2개월 전에는 공모 절차가 진행됐어야 한다.
건보공단 내부에서는 대통령 선거 영향이 크다는 관측이 우세했다.
건보공단 고위 관계자는 "상임이사 임명은 기관장의 의지가 가장 많이 반영되기는 하지만 정부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라면서도 "기획이사 임기가 대선과 맞물리면서 그 결과에 따라 고려해야 할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절차가 미뤄지고 있는 것 같다"고 내다봤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김덕수 상임이사가 1년 더 연임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건보공단 상임이사 임기는 2년이며, 1년 단위로 연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건보공단 또다른 관계자는 "사실 기획이사 자리는 내부 승진이 관행이라 임기를 1년 더 연장하는 데 대한 시선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고 운을 뗐다.
실제 기획이사 자리는 내부 승진으로 이어지는 만큼 비록 한자리이기는 하지만 1급 실장들의 승진 기회가 열려 있기 때문에 임기 연장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외부 인사 자리인 급여상임이사는 연임이 보다 자유롭게 이뤄지는 것과는 반대의 시선이다.
이 관계자는 "선거 이후 공모절차를 밟으면 그만큼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일의 연속성 등을 생각하면 1년 더 연장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반면 또 다른 건보공단 관계자는 "대선 일정이 겹치면서 상임이사 임기가 자연스럽게 지연되고 있을 뿐"이라면서 "임기 연장이라고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 선거가 끝났으니 새 정부 성향을 우선 파악해서 구체적인 이야기가 나올 것 같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