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현 초대 비뇨기병원장, 인공방광센터 운영 노하우 접목
"비뇨의학과 위상, 과거와 다르다…음성적 시각 개선에 일조할 것"
대형병원 중심으로 자신 있는 질병이나 진료과목을 앞세워 '병원 내 병원'을 개원하는 트렌드에 이대목동병원도 합류했다.
이대목동병원은 2019년 여성암병원을 개원한 데 이어 두 번째로 설립하는 병원 내 병원으로 '비뇨의학과'를 선택했다. 이대의대가 이대서울병원으로 옮겨가면서 빈 공간이 생기자 건물의 일부인 두 개 층에 80병상 규모의 '비뇨기병원'을 지난달 열었다.
기존 인공방광센터뿐만 아니라 비뇨기 관련 모든 질환을 치료한다는 계획을 갖고 전립선암센터, 신장암·부신종양센터를 새로 만들었다. 성기능·갱년기클리닉, 소아청소년클리닉, 전립선비대증·배뇨장애클리닉, 요로결석클리닉, 비뇨기감염·염증클리닉으로 세분화 하며 전문성을 강화했다.
비뇨의학계 인재 영입도 지난해부터 꾸준히 진행했다. 전립샘암 로봇 수술 권위자인 김청수 교수를 영입한데 이어 여성 비뇨의학과 전문의인 신정현 교수(배뇨장애 전문)도 합류했다. 비뇨기 로봇수술 1세대로 꼽히는 김완석·김명수 교수도 가세했다.
이렇게 이대비뇨기병원에는 비뇨의학과 전문의만 9명, 종양내과 교수 1명, 방사선종양학과 전문의 1명, 부신종양을 볼 내분비내과 전문의 1명이 포진해 진료를 하고 있다. 앞으로 소아, 남성, 종양 분야에서 의료진 투입은 더 이뤄질 예정이며 25~30명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대목동병원은 하고많은 진료과 중에 '왜' 비뇨의학과를 특화하기로 했을까. 그 중심에는 인공방광이라는 말을 만들며 인공방광수술 영역을 개척한 이동현 초대 비뇨기병원장이 있었다. 그의 인공방광수술센터 오픈 경험과 비뇨의학과장, 진료부원장 경험에다 유경하 의료원장의 추진력이 더해져 이대비뇨기병원 개원까지 이어졌다.
이대목동병원은 여성암병원을 만들 때만 해도 외부 용역을 통해 수십억을 들여 타당성 평가를 진행했다. 반면 비뇨기병원 개원 타당성 평가는 자체적으로 진행하며 관련 비용을 한 푼도 들어지 않았다. 기저에는 '자신감'이 들어있었다.
이대목동병원은 과거 동대문병원 시절부터 비뇨의학과가 강세를 보인 진료과목 중 하나였다는 게 이 원장의 설명이다. 약 7년 전 인공방광수술센터를 열고 전국 최고 수준인 1000건의 인공방광수술을 도맡으며 해당 분야를 특화 시킨 것도 비뇨의학과 강세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이 병원장은 "인공방광수술을 지금은 전국에서 많이 하고 있지만 술기가 어렵고 합병증도 많은 편"이라면서도 "수술 자체를 처음 들여온 데다 20년 동안 계속하다 보니 복잡한 수술은 주요 대학병원에서도 의뢰가 들어오고 있을 만큼 특화됐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13년 동안 비뇨의학과장을 맡으며 진료과 매출이 크게 상승했고, 그 비중은 다른 진료과에도 뒤지지 않는다"라며 "병원 내부에서도 비뇨의학과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라고 덧붙였다.
이 병원장은 초대 병원장으로서 비뇨기병원 기반을 다지는데 주력할 계획. 그러기 위해서는 비뇨기병원 개원을 함께한 의사와 간호사 등 조직관리도 필수다. 그는 '칭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원장은 "리더는 항상 부지런하고 일을 제일 열심히 하는 것은 기본이고 조직원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간파하고 있어야 한다"라며 "조직원이 할 수 있는 일을 100이라고 봤을 때 110을 해내면 칭찬은 필수"라고 말했다.
이어 "칭찬은 업무에서 그 사람의 자존감을 높이고, 이는 결국 역량 및 열정 강화로 이어진다"라며 "조직 분위기도 중요한데, 조직을 구성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게 하모니(harmony, 화합)를 잘 이룰 수 있을지다. 능력은 그다음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궁극적으로 비뇨의학과를 바라보는 내외부의 '음성적'인 시각을 바꿔야 한다고 했다. 비뇨기병원 설립이 인식 개선에 역할을 하는 게 1순위 바람이라고도 했다.
이 병원장은 "오랫동안 비뇨의학과에 대한 음성적인 편견이 쌓였다. 병원 내부에서도 냉소적인 시선을 받기 일수"라며 "사실 비뇨의학과는 병원 매출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으며 전공의들도 찾는 진료과가 됐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회 차원에서 전립선암 캠페인 등을 진행하며 국민건강향상을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다"라며 "비뇨의학과에 대한 음성적인 시선을 양지로 끌어내서 정상적이고 올바른 진료 받을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싶다. 이대비뇨기병원이 인식 전환에 역할을 할 수 있길 기대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