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대비 여성 발병률 높은 질환 위주 치료제 개발
미국 내 625개 치료제 개발…항암 200개 최다
현재 기대수명 증가에 따라 폐경기 이후 여성의 만성질환 위험성 증가와 난임문제 등의 문제로 여성질환에 대한 제약사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미국 바이오제약기업들은 여성에게만 영향을 미치거나 여성에게 더 많이 발생하는 질환을 표적으로 하는 625개의 치료제가 임상시험 중에 있는 상황. 특히, 여성에게 발병률이 높은 특정 질병을 중심으로 이 같은 움직임은 계속 확대될 전망이다.
한국바이오협회는 7일 UN이 정한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해 미국제약협회(PhRMA)가 발간한 자료를 중심으로 '여성 질환에 관련된 치료제 개발 현황'을 분석했다.
먼저 특정 질병의 경우 여성의 발병률 더 높다는 것은 의학적으로 검증된 사실. 여성은 남성보다 자가면역질환, 우울증, 골다공증, 알츠하이머병 등의 진단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성질환으로 진단되는 경우는 여성이 40%로 남성의 30% 보다 높고, 루푸스병을 포함한 자가면역질환, 불안장애 및 우울증과 같은 정신 건강 장애는 여성의 발병률이 남성보다 2배가량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도 여성질환은 의료의 성별 및 지역적 편향으로 인해 건강 불평등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게 바이오협회의 설명이다.
다만, 여성질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현재 치료제 개발에도 진전이 있는 상태다.
유방조영술와 같은 조기진단 기술의 도입으로 여성 암 사망의 두 번째 원인인 유방암의 경우 사망률이 1989년부터 2019년까지 42% 감소했으며, 인유두종바이러스(HPV) 예방접종을 통해 여성의 치명적인 질병인 자궁경부암의 위험을 극적으로 줄였다.
실제 HPV 백신 사용 이후 10대 소녀와 젊은 성인 여성의 HPV 감염 유병률이 각각 86%, 71% 감소했다.
또한 자궁 내막과 유사한 조직이 자궁 외부에서 자랄 때 발생하는 자궁내막증에 대한 경구 복합치료제를 2018년에 승인받으며 호르몬 주사에 대한 대체가 가능해졌다.
미국 제약기업, 여성질환을 표적 의약품 625개 임상 진행
한편, 미국 바이오제약기업들은 여성에게만 영향을 미치거나 여성에게 더 많이 발생하는 질환을 표적으로 하는 625개의 신약후보물질에 대해 임상시험을 진행 중에 있다.
대표적으로 오가논의 경우 여성건강에 특화된 헬스케어 솔루션을 전면에 내세우며 출범한 상태다.
625개 신약 후보물질 중 200개가 항암 치료제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구체적으로는 유방암 119개, 난소암 66개, 자궁암 4개, 자궁경부암 22개 등이다.
또 133개의 신경질환 치료제가 개발 중에 있으며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90개가 포함돼 있다.
특히 암으로 인해 2022년에는 약 7만6000명의 여성이 사망할 것으로 추정되며, 미국 내 알츠하이머 환자 수 620만 중 2/3은 여성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밖에 남성보다 여성의 발병률 비율이 2배 높은 자가면역질환의 치료제는 87개 후보물질이 개발 중에 있으며, 성인 10명 중 9명이 여성으로 진단되는 루푸스의 경우 37개, 중증 근무력증 15개, 피부 경화증 12개, 쇼그렌 증후군 13개가 임상이 진행 중이다.
한국바이오협회는 "뇌 기능 조절에 기여해 불안 및 스트레스를 줄이는 GABA-A 수용체 조절제 개발을 통해 여성의 산후우울증과 같은 우울증 치료를 위해 개발 진행 중"이라며 "과립구-대식세포 집락 자극인자를 억제하는 단일항체 개발을 통해 류마티스 관절염에 대한 치료 및 통증 경감이 가능해 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