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진료, 웨어러블 기기 등 '리터러시' 관리 필요성 지적
전문가들, 정책적인 노력 강조…"의사·환자 모두 교육 필요"
코로나 대유행 등으로 인해 비대면 진료와 웨어러블 등 디지털헬스케어가 급성장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접근성을 가지는 환자와 국민들은 한정적인 만큼 지속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디지털헬스케어를 활용하는 환자와 국민들의 역량 차이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는 것. 이에 따라 리터러시(literacy) 확보를 위한 정책적 노력이 동반돼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20일 의료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디지털헬스케어의 급성장에 따라 접근성과 활용성을 보장하는 이른바 '리터러시' 보장이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리터러시란 특정 지식과 정보를 수용하고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하는 단어로 통칭되며 말 그대로 정보 활용 능력의 아우른다. 과거 IT 혁명때 이에 대한 접근성이 부각되며 널리 활용됐으며 최근에는 디지털 기술에서 의미가 강조되고 있다.
실제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19일 발간한 '디지털 헬스 리터러시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이미 세계 각국에서는 디지털헬스케어에 대한 리터러시 확보를 위한 방안들을 만들어 가고 있다.
영국에서는 코로나 대유행에 맞춰 NHS Digital의 주관으로 전국 단위 디지털헬스케어 리터러시 조사를 진행중이며 캐나다 또한 2018년부터 매년 캐나다인의 디지털 건강관리 능력, 자신감 및 참여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CANADIAN DIGITAL HEALTH SURVEY 실시하고 있다.
다른 국가들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미국과 호주도 국민들의 디지털헬스케어 리터러시 강화를 위해 교육 도구 개발에 들어갔고 유럽연합(EU) 등도 유럽 차원의 리터러시 향상을 위한 디지털 플랫폼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국내에서의 움직임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3년부터 장애인 등 정보 취약 계층의 정보격차에 대한 실태 파악을 시작으로 일반국민, 장애인, 저소득층, 농어민 등을 대상으로 디지털 정보 격차 실태조사를 매년 실시하고 있다.
지자체 차원에서의 움직임도 있다. 서울시가 대표적인 경우로 지난해 서울시민 디지털 역량 조사를 통해 종합 대책을 강구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공공 영역에서 디지털헬스케어 리터러시를 측정하고 평가하기 위한 조사는 없는 상태다. 영국과 캐나다, 미국 등이 정부 기관을 통해 이를 추진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다만, 일부 의학자 등을 통한 연구를 통해 그 중요성은 지속적으로 강조되고 있는 상태다. 최근 일차의료에서 환자 맞춤 건강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자가 건강 측정 및 모니터링 기능을 갖춘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활용연구(23(4),439-449)가 대표적인 경우다.
실제로 이 연구 결과를 보면 비대면 진료 등의 디지털헬스케어 솔루션의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이를 활용하는 환자의 성별과 학력이 참여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곧 리터러시가 접근성에 주요 관건이라는 의미가 된다. 아무리 좋은 디지털헬스케어 솔루션이 나온다 해도 결국 환자의 순응도과 접근성이 떨어진다면 효과를 볼 수 없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이러한 디지털헬스케어의 개발 단계부터 교육 수준이 낮은 환자도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리터러시를 고려한 서비스 설계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디지털헬스케어팀 박승주 연구원은 "개인의 건강정보와 데이터를 다루는 디지털헬스케어의 특성상 환자의 자율성과 선택권을 존중하는 윤리적 구조를 갖추는 것이 중요한 품질 요소"라며 "기술 개발 시점부터 수요를 고려해 참여 기회를 제안하고 결과적으로 리터러시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필수적이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민간 차원의 노력과 더불어 미국과 호주, 캐나다와 같이 공공 주도의 디지털헬스케어 리터러시 강화 정책도 함께 가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코로나로 비대면 진료가 한시적으로 허용되는 등 디지털헬스케어가 급성장하고 있는 만큼 환자와 국민들이 이를 얼마나 활용할 수 있는 지를 파악하는 것도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박승주 연구원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트렌드로 디지털헬스케어가 주목받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 환자와 국민들이 이에 대한 적절한 이해와 활용이 가능한지 실태를 파악하는 일이 중요하다"며 "국가 단위의 디지털헬스케어 리터러시 조사를 추진하고 국제 비교가 가능한 데이터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또한 보건의료정책 수립시 디지털헬케어스 리터러시와 그에 따른 건강 형평성 이슈를 고려할 수 있는 장치들을 만들어 가야 한다"며 "특히 비대면 디지털헬스케어의 경우 제공자로써 의료진과 수용자로서 환자들 모두 리터러시가 관건이 되는 만큼 이들의 디지털헬스케어 리터러시를 확보하고 관리하는 방안이 체계적으로 수립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