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 체제 노조, 인수위 제출용 11대 정책 개혁 과제 제안
"건보법에 급여·비급여 섞어 진료 못하게 명시해야"
특사경 제도 도입, 비급여 진료비 관리 강화, 학생건강검진 국가검진체계로 통합…
건강보험공단 직원들로 모인 조직인 노동조합이 생각하는 건강보험 제도 11대 정책 개혁 과제 중 일부다.
건보공단 노조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건강보험제도 11대 정책 개혁 과제를 만들어 상위 조직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에 제출했다고 26일 밝혔다. 해당 과제의 최종 목적지는 대통령인수위원회다.
건보공단 노조는 콜센터 직원 정규직화 과정에서 갈등을 겪으며 노조위원장 탄핵이라는 내홍을 겪은 후 비대위 체제에서 조직을 운영하고 있는 상황이다.
비대위가 국정과제로 제시한 11개 과제는 ▲국고지원금 지원범위 명확화 및 한시 규정 삭제 ▲가입자 중심 건강보험 거버넌스 개편 ▲상병수당 재원 국고와 지방정부, 사회보험부과 방식으로 마련 ▲특사경 제도 도입 ▲비급여 진료비 관리 강화 ▲학생건강검진, 국가검진체계로 통합 ▲재난적의료비 및 중증질환자 산정특례 적용 확대 ▲2026년까지 간병국가 책임제 실현 ▲부모보험 도입 ▲최저보험료 세대 의료급여 세대로 확대 전환 ▲장기요양보험 개편 등이다.
이 중 특사경제 도입과 비급여 관리 강화는 의료계가 강하게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는 안건이기도 하다.
건보공단에 특법사법경찰권을 부여하는 법안은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계류하고 있다. 의료계를 비롯해 경찰청, 법사위 국민의힘 의원은 모두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비대위도 "일반 국민은 건보공단 특사경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라고 자체 진단을 내리며 "상습적 불법 개설 가담 의료인이 개설한 의료기관 및 요양기관 제외를 검토하고 예비의료인 대상 불법개설 예방교육 강화로 적법한 요양기관 개설을 유도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또 비대위는 비급여가 보장성 강화의 걸림돌이라고 보고 "비급여 보고자료를 활용해 전반적인 비급여 현황을 파악하고 모니터링으로 보장성 강화 및 의료안정성 확보의 근거가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비급여를 점진적으로 축소하고 나아가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담았다. 비급여제도 폐지를 위해서는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급여내용과 비급여 진료내용을 섞어 진료할 수 없도록 명시해야 한다고도 했다.
비대위는 "이미 수십년간 급여화를 계속해 해외와 비교해도 필수의료 부분에서는 몇가지 항목만이 비급여로 남아있다"라며 "현재 남아있는 비급여의 상당수가 효용성이 의심되는 행위 및 약제, 또는 신의료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비용 문제와 대체제가 존재하지 않는 비급여는 조속히 급여화할 수 있는 재정 여력이 있다"라며 "단계적으로 기간 등재 급여화를 통해 확실한 포지티브 리스트로만 비급여를 관리하고 종국에는 비급여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비대위는 가입자 중심 건강보험 거버넌스 개편 일환으로 재정지출 관점에서 건보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급여결정 기능 통합도 주장했다.
비대위는 "3대 비급여 중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건보공단이, 상급병실료와 선택진료비는 심평원이 관리하고 있다"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재정지출 관리기전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보험자 책임하에 지출을 통합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라며 "급여여부 및 가격결정은 지출의 중요한 요소로 국민의 부담 능력과 수용성을 고려해 보험자가 통합관리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