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어 유럽 시장 진출…급성기 치료 및 예방
3개월 복용 후 월별 편두통 발생일수 4.3일까지 감소
편두통 치료에 CGRP 계열 치료제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가운데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경구용 치료제가 시장 영역을 확장했다.
화이자와 바이오헤이븐은 27일(현지시간) 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타이드(CGRP) 수용체 길항제 바이두라(성분명 리메게판트)가 EU 집행위원회로부터 허가를 취득했다고 발표했다.
바이두라는 유럽연합(EU)에서 편두통 급성기 치료 및 예방요법으로 승인된 최초의 의약품으로, 미국에서 너텍 ODT라는 제품명으로 지난해 2월과 6월에 급성 편두통과 예방용 치료제로 승인받은 바 있다.
구체적으로는 증상 및 무증상 편두통의 급성기 치료제 및 월간 편두통 발생일수가 최소 4일 이상인 성인 삽화성 편두통 환자의 예방요법이 허가대상이다.
이번 판매 허가는 지난 2월에 나온 유럽의약청(EMA)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의 승인 권고 의견에 따른 것으로 유럽연합 회원국 27개국과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노르웨이에서 유효하다.
영국 의약품규제청(MHRA)도 판매 허가 신청 심사를 진행 중이며 곧 승인 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 의과대학의 피터 고즈비 교수(신경의학)는 "이번 허가결정이 유럽 각국의 편두통 환자들을 위한 큰 진일보"라면서 "편두통이 간과되고 치료를 방치하는 경우가 잦은 편에 속하지만, 최적의 치료를 받지 않는 환자들에게 심각한 장애를 수반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밝혔다.
란셋에 게재된 임상 3상 시험 결과를 살펴보면 바이두라를 1회 복용한 후 2시간이 지난 시점에서 편두통으로 인한 통증 및 관련증상들의 감소효과가 위약군에 비해 우위를 나타낸 것으로 입증됐다.
또 12주 일정으로 진행된 예방시험에서도 바이두라를 격일로 복용한 환자그룹의 경우 9~12주차에 월별 편두통 발생일수가 플라시보 대조그룹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이밖에 후속 12개월 개방표지 연장시험에서도 그 같은 효과가 유지된 것으로 분석됐다.
화이자 내과의학 치료제 부문 닉 라구노위치 글로벌 대표는 "EU 각국에서 잦은 편두통으로 인한 고통과 장애를 감수한 채 살아가고 있는 미충족 수요가 존재하는 게 현실"이라면서 "바이두라가 편두통 환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의 측면에서 살펴봤을 때 CGRP를 표적으로 한 편두통 치료제 시장에서 경구 치료제가 주사제에 비해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3월 미국 바이오센추리의 보고서에 의하면 편두통 시장에 출시된 6가지 CGRP 억제제에 대한 2021년 판매실적을 분석한 결과, 경구 치료제가 시장에서 가장 높은 수익을 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가장 높은 수익을 기록한 것은 이번에 EU에서 허가를 받은 바이두라와 같은 제품인 너텍ODT였으며, 애브비의 업렐비(성분명 유브로게판트)가 그 뒤를 이었다.
국내에도 허가를 받은 릴리의 엠겔레티(성분명 갈카네주맙)의 경우 경구용 치료제보다는 낮은 매출을 올렸지만 주사제 중에는 가장 높은 매출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9월 애브비의 새로운 편두통 치료제인 큐립타(성분명 아토게판트)가 FDA의 허가를 받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경구용 치료제의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