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 백신 구매 입찰…물량 밀린 일양약품 탈락
하반기 독감 유행 전망 제기 속 제약사 경쟁 치열할 듯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국가필수예방접종(NIP) 입찰이 마무리 된 가운데 글로벌 제약사가 참여하면서 관련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백신 납품가격 상승과 하반기 독감 유행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제약사들의 적극적인 입찰 참여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1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질병관리청은 2022~2023절기 인플루엔자 백신 구매 입찰을 나라장터를 통해 실시하고 독감 백신 납품 업체로 사노피 파스퇴르와 한국백신, 보령바이오파마, GC녹십자 등을 선정했다.
입찰 결과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사노피가 220만 도즈를 최저가격인 1만 433원을 써내면서 NIP 납품권을 획득했다.
이어 한국백신이 1만 670원에 투찰하면서 170만도즈 납품권을 차지했다.
여기에 180만도즈 수량을 제시한 보령바이오파마는 1만 687원을 투찰해 공급권을 따냈다.
동시에 백신 강자인 녹십자가 600만도즈 수량을 1만 700원으로 투찰하면서 NIP 공급권을 획득했다. 이 과정에서 일양약품은 1만 700원 동일가격으로 투찰했지만 납품 수량에 밀려 입찰에서 탈락했다.
결국 올해 하반기 독감 NIP 백신 공급은 사노피와 한국백신, 보령바이오파마, 녹십자가 맡게 됐다.
임상현장에서는 기존 소아청소년과 물량만 공급하던 사노피가 백신을 대량 공급하면서 NIP 입찰경쟁이 요동쳤다고 보고 있다.
결국 SK바이오사이언스가 독감 백신시장에서 한 걸음 물러난 상황에서 해당 시장을 둘러싼 글로벌 제약사와 국내사들의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로 NIP 입찰권을 함께 따낸 녹십자, 보령바이오파마 등은 올해 독감백신 물량을 늘려나갈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비인후과의사회 임원인 한 의원 원장은 "사노피가 생산하는 독감 백신은 대부분 소아청소년과 물량이었지만 올해는 다를 것 같다"며 "올해도 SK바이오사이언스가 독감 백신을 생산하지 않으면서 이를 둘러싼 제약사들의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한편, 임상현장에서는 코로나 유행 지속되는 상황 속에서 독감 백신 접종률도 하락한 올해 하반기 어느 때보다 동시 유행 가능성이 높다며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대한백신학회 김우주 회장(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은 "인플루엔자는 코로나 대유행으로 지난 2년 간 공백이 있었다. 유행을 하지 않아 자연 감염도 없었기에 인플루엔자 집단 면역 수준이 낮은 상황"이라며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률도 낮았다. 미국의 경우도 지난해 거리두기가 느슨해지면서 인플루엔자가 유행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우주 회장은 "현재 상황을 고려했을 때 거리두기를 다시 하기는 힘들고 마스크는 생활화 될 수 있겠다. 그렇게 되면 코로나와 인플루엔자가 같이 유행할 수 있다"며 "코로나는 6개월 마다 새로운 변이가 나타나고 현재도 끊임없이 보고되고 있다. 결국 강화된 거리두기를 하지 않은 이상 트윈데믹이 올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