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자궁내막증 진료 현황 단순 통계 공개
2019-20 증가세 눈길…환자 12% 늘고 진료비 26% 상승
정부의 보장성 강화 영향으로 자궁내막증 진단 증가율도 가파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초음파의 급여화, 치료제 급여 확대를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건강보험공단은 건강보험 진료데이터를 활용해 2016~2020년 '자궁내막증(N80)'의 건강보험 진료현황을 담은 단순 통계를 지난 24일 발표했다. 자궁내막증은 자궁내막의 선(gland) 조직과 기질(stroma)이 자궁이 아닌 다른 부위의 조직에 부착해 증식하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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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를 보면 자궁내막증 환자는 2016년 10만4689명에서 2020년 15만5183명으로 48.2% 증가했다. 이는 외래환자 증가율과 맥을 같이 한다. 자궁내막증 외래 환자는 2016년 10만1373명에서 2020년 15만2152명으로 50.7% 늘었다.
진료비 증가율에서는 변화폭이 더 컸다. 2016년 566억원에서 2020년 1016억원을 79.6% 증가했고, 외래환자 진료비는 164억원에서 406억원으로 147.7%나 폭증했다.
눈길을 끄는 점은 2019-2020년 환자 증가폭이 다른 해보다 도드라지게 크다는 것이다. 2019년 13만6144명에서 2020년 15만5183명으로 12% 늘었다. 해마다 7~9% 늘었던 것과 비교했을 때 상승폭은 더 커진 것.
같은 기간 진료비 증가율은 더 도드라졌다. 2019년 752억원에서 2020년 1015억원으로 25.9% 상승한 것. 외래 진료비 역시 234억원에서 405억원으로 증가하며 42%나 늘었다.
2020년 기준 자궁내막증 환자의 연령대별 진료인원 구성비를 보면 전체 환자 중 절반에 가까운 44.9%가 40대고 30대가 25.8%, 50대가 17.4% 순이었다. 환자 1인당 진료비는 2016년 54만원에서 2020년 65만5000원으로 21.2% 증가했다.
산부인과 의사들은 2020년 2월, 보장성 강화 일환으로 이뤄진 자궁 등 여성 생식기 초음파 급여화의 영향이 컸다고 진단했다.
(직선제) 대한산부인과의사회 김금석 보험부회장은 "비급여의 급여화로 환자 본인부담금이 낮아지니까 국민 접근도가 아무래도 높아졌다"라며 "비용 부담으로 3년에 한 번 할 걸 1년에 한 번으로 줄어들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궁내막증 환자가 갑자기 늘어난 게 아니라 비급여일 때는 상병통계조차 안잡히던 것이 급여화로 잡히면서 환자 증가폭도 커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부회장은 자궁내막증 치료제 비잔(디에노게스트 2mg)의 급여확대도 진료비 증가와 미미한 영향이 있을것이라는 추측도 더했다. 2018년 12월 자궁내막증에 쓸 수 있는 비잔 급여기준이 복강경 검사 등으로 확진된 경우, 초음파검사 또는 자기공명영상으로 진단된 환자로서 난소, 직장, 방광에 생긴 경우로 확대됐다.
그는 "비잔 급여 확대로 10명 중 한 명만 급여 청구를 하다고 8명까지 급여청구가 가능해진 부분이 있다"라며 "급여 확대의 영향도 미미하지만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