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ECV 맵핑 활용해 아밀로이드 양 변화 추적 가능
불가능 영역 굳어졌던 화학요법 치료 예후 관찰 길 열어
새로운 ECV(extracellular volume) 맵핑 기술을 활용해 심장 내의 아밀로이드의 양은 물론 변화까지 잡아낼 수 있는 MRI 기술이 나와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치명적 합병증을 유발하는 심장 아밀로이드증의 진단과 예후 예측 및 반응 추적을 위한 핵심 기술이지만 지금까지 불가능한 영역으로 여겨졌기 때문. 특히 이를 통해 화학요법이 실제로 상당한 효과를 보인다는 구체적 임상 결과까지 도출되면서 이에 대한 의학적 근거도 공고히 하게 됐다.
현지시각으로 1일 영국 런던대학교(UNIVERSITY COLLEGE LONDON) 연구진은 자체 개발한 첨단 심장 MRI 기술을 유럽심장학회지(European Heart Journal)를 통해 세상에 공개했다(doi.org/10.1093/eurheartj/ehac363).
심장 아밀로이드증은 아밀로이드라는 단백질이 심장 근육에 축적돼 출력을 크게 떨어트리는 질환으로 진단과 치료가 늦어질 경우 심부전은 물론 사망까지 이어지는 치명적 질환이다.
이를 정확히 진단하고 치료하기 위해서는 심장에 쌓인 아밀로이드의 양을 정확히 측정하는 것이 필수적이지만 지금까지 이러한 기술은 전무했던 것이 사실.
결국 임상 의사의 경험과 예측에 의해 화학요법을 실시하고 환자의 상태를 통해 간적접으로 효과가 있는지를 추적 관찰하는 것이 현재의 표준 치료였던 셈이다.
런던대학교 안나(Ana Martinez-Naharro)교수를 중심으로 국립아밀로이드센터와 로얄 프리 병원(Royal Free Hospital)이 힘을 합쳐 이를 확인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들어간 배경도 여기에 있다.
심장 내에 아밀로이드 양을 측정하고 이에 대한 변화를 추적 관찰할 수 있다면 환자의 진단은 물론 치료 효과까지 확인할 수 있는 이유다.
이에 연구진은 지난 2013년 공동 프로젝트를 통해 심장 질환의 주요 지표인 ECV(extracellular volume) 맵핑을 통해 심장 자기공명 영상(Cardiovascular Magnetic Resonance, CMR)을 고도화하는 연구에 돌입했다.
현재 이 기술은 전 세계적으로 심장 질환 진단과 예후 예측을 위해 연구되고 있는 부분이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서울대병원 연구진이 ECV 변화를 심장의 섬유화를 측정하는 비침습적 방식으로 대동맥판막협착증을 진단하는 기술을 개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연구진은 ECV를 맵핑하는 고도화 작업을 통해 심장 MRI로 아밀로이드의 단백질의 존재와 양을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또한 심장 아밀로이드증 환자 176명을 대상으로 6개월과 12개월, 24개월간 치료를 지속하며 이에 대한 변화도 추적 관찰이 가능하다는 점을 증명했다.
그동안 단순히 심장에 아밀로이드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화학요법을 시행한 뒤 환자의 상태만 보고 예후를 짐작하는 방법에서 실제 아밀로이드가 얼마만큼 변화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이 기술을 통해 ECV 변화를 추적 관찰하는 것을 토대로 화학요법이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것도 추가적으로 밝혀냈다.
실제로 지속적인 추적 관찰 결과 화학요법 시행 6개월 후 65%의 환자가 ECV가 안정화되기 시작했고 61%가 혈액학적으로 좋은 반응을 보였다.
아울러 24개월 후 측정 결과 51%가 사실상 완치 수준까지 이르렀고 대부분의 환자가 ECV의 감소 혹은 안정화가 일어났다. 또한 ECV가 감소한 환자는 분명하게 좋은 혈액반응이 나타났다.
화학요법이 분명하게 심장 아밀로이드증 환자에게 도움이 되며 구체적으로 ECV의 감소와 직접적 연관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다.
제1저자인 런던대 안나 교수는 "지금까지 심장 전문의들은 아밀로이드의 존재를 감지하는 것만으로 진단을 내려왔지만 이를 측정하는 기술은 전무했다"며 "결국 1차 치료법인 화학요법을 진행한다 해도 치료 효과를 측정할 수 있는 기술도 없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개발한 첨단 심장 MRI 기술을 통해 아밀로이드 양을 정확히 측정하는 것은 물론 반복 스캔을 통해 화학요법에 대한 반응 변화까지 알아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며 "이 기술은 현재 사용중인 MRI에도 적용이 가능한 만큼 즉시 ECV 맵핑 기술을 적용해 환자의 진단과 예후 관찰에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