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양명 의료경제팀 기자
새 정부 출범 후 내내 보건복지부 장관 공석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에 산하 기관 주요 임원 인사도 좀처럼 돌아가지 않는 모습이다. 주요 임원 임기가 만료되면서 공백으로까지 이어지자 내부에서는 주요 업무 추진 동력이 없다는 호소가 나오고 있다.
복지부 산하기관 중 건보공단은 기획이사와 장기요양이사의 임기가 이미 지난 4월 2년의 임기가 끝났다.
기존 기획이사와 장기요양이사는 '임기 1년 연장'이라는 보장도 없이 4개월 이상 임기를 이어가고 있다. 그렇다 보니 내부적으로도 언젠가는 '나갈사람'이라는 인식이 생기면서 업무 추진 및 기획에 힘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미 과거 임원 중 임기가 1년 더 연장된 사례가 있음에도 이들의 임기는 확정적으로 연장되는 등의 결정 없이 하루 이틀 시간만 흘려보내고 있는 셈이다. 모두 이전 정권에 임명됐다는 이유가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건보공단 기획이사는 사표를 던졌다.
그러자 이번에는 무책임하다는 내부 불만이 나오고 있다. 기획이사는 건강보험 재정 관리를 비롯해 건보공단 내부 살림을 책임지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당장 기획재정부 주관 공공기관 조직 개편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복지부가 건강보험 재정개혁을 위한 별도 조직을 꾸린 상황에서 건보공단 건보재정 관리의 최고 책임자 존재는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당장 10월에는 국정감사가 예정돼 있으며, 여당은 벌써부터 이전 정부의 보장성 강화 정책과 재정관리를 문제 삼고 있다.
이 같은 혼란의 상황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도 마찬가지다. 심평원도 선거 출마로 돌연 사직한 감사 자리가 이미 수개월째 공백을 이어가고 있고, 기획이사가 지난 7월 말 임기를 마치고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면서 최소 2개월의 공백을 예고하고 있다.
사실 각종 정책의 실무 업무는 임원이 아닌 소관 부서에서 진행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를 최종적으로 이끄는 수장의 존재는 업무 추진 과정에서 없어서는 안 된다.
양 기관은 복지부 장관이 결정이 나야 임원 공모를 진행할 수 있다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장관 임명 이후 공모가 진행된다고 해도 국정감사 때 양 기관 주요 임원의 공백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복지부는 최근 주요 국장 및 실장 인사를 진행했다. 복지부 산하 기관 중 하나인 국민연금공단도 이사장 공모 절차를 밟고 있다. 4개월째 비어있던 국민연금공단 수장 자리에 최종 2명의 후보가 압축된 상황이다. 건보공단과 심평원은 수장을 바꿔야 하는 상황은 아니다. 복지부 장관 유무와 상관없이 산하 기관의 임원 공모 시계도 돌아가야 하지 않을까.